‘세무사의 손해배상책임’ …법리를 오해한 판례

세무사석·박사회 학술토론회에서 '김완석 교수’ 발제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9-11-27 1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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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의 손해배상책임과 관련, 법리를 오해한 판례는 없나지난 26일 한국세무사석박사회(회장 김태경)가 개최한 학술토론회에서 세무사의 손해배상책임이란 주제가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날 학술토론회에서 강남대학교 대학원 김완석 석좌교수는 대법원 20192834 판결을 중심으로 세무사의 손해배상에 대해 발제했다. 김미희 세무사, 곽장미 한국세무사고시회장, 손윤 세무사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김완석 교수는 원고 AA이 피고 BB세무법인에 법인세 세무조정업무를 위임하면서 발생한 매도가능증권평가손익의 익금산입과 이월결손금 누락으로 인해 발생한 가산세 부과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서울고등법원 2019.1.18. 선고 20178854)에서 피고 C(세무사)BB세무법인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고, 이에 불복한 피고가 대법원에 상고한 것이 기각되면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이 사건 계약상의 면책조항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의 법리오해와 그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음에도 이를 간과한 채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을 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히고,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서 이유기재 생략제도는 위헌의 소지가 높으므로 이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완석 교수의 발제 전문-<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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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의 손해배상책임

-대법원 20192834 판결을 중심으로-

 

                                           김완석(강남대 대학원 석좌교수)

 

. 사실관계

 

1. 사실관계의 정리

 

▲ 김완석 교수

1)

원고 AA(이하에서 원고라 한다)와 피고 세무법인 BB(이하에서 피고 법인이라 한다)는 원고가 2006 사업연도(2006.1.1. ~2006.12.31.)의 법인세 세무조정업무를 피고 법인에게 위임하고 그 보수로서 700만원을 지급하되, 피고 법인은 2007.3.31.까지 원고에게 2006 사업연도의 법인세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로 하는 내용의 세무조정업무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 제13조에서 피고 법인의 면책 및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약정하였다.

 

13(피고 법인의 면책) 원고가 피고 법인의 세무조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정확하지 아니한 자료를 제공하는 경우 이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에 대하여는 피고 법인이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기타 원고의 비협조로 인하여 세무조정계산 업무의 수행이 불가능한 때에는 피고 법인은 그 사유를 원고에게 통보하는 것으로 세무조정계산서의 제출의무를 면한다.

원고는 세무조정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견이 있을 경우에 피고 법인에 통지하여야 하며, 원고는 적정한 과정에 따라 산출된 세무조정결과에 대하여는 피고 법인에게 어떠한 배상도 청구하지 아니한다. 다만, 피고 법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에는 제7조에 규정한 보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원고에게 반환한다.

 

 

2) 피고 법인은 2007.3.23. 원고에게 2006 사업연도 법인세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 제출된 세무조정계산서에는 세무조정사항 중 매도가능증권평가손익 835,561백만 원의 익금산입이 누락되어 이월결손금 349,000백만 원이 잘못 계상되었다.

 

그리고 2010.1. 경 원고가 선임한 소외 D회계법인의 잘못으로 136,300백만 원을 익금으로 산입하였는데, 피고법인이 세무조정을 할 때 이를 “0”으로 조정하지 못하였다.

 

NN세무서장은 2010.9. 경 원고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위와 같은 세무조정상의 오류를 이유로 2010.10.1.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87,393백만 원, 가산세 17.006백만 원을 추가적으로 과세할 예정이라는 요지의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하였다.

 

2. 원고의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납부세액의 경정 경과

 

1) NN세무서장은 2010.10.1. 원고에게 세무조정의 오류를 이유로 2010.10.1. 원고에게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의 추가납부세액(예정액)104,399백만 원(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87,393백만 원, 가산세 17,006백만 원)이라는 내용의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하였다.

 

2) 피고 법인은 원고에 대한 세무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피고 법인의 주도 아래 찾아 낸 2005 사업연도 발생 이월결손금 43,980백만 원을 추가로 공제받고, 또한 원고의 조기결정신청으로 가산세도 감액되었다. 따라서 NN세무서장은 2010.10.5. 원고의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88,381백만 원(가산세 13,125백만 원 포함)에 대한 납세고지를 하였다.

 

3) 그 후에도 원고는 피고들이 찾아 낸 주식처분이익 이중계상과 유가증권 감액손실에 대하여 2010.12.NN세무서장에게 감액경정청구를 하였고, NN세무서장은 이를 일부 받아들여 2011.4.20. 원고의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76,464백만 (가산세 10,615백만 원 포함)으로 일부 감액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가산세 10,615백만원 갚고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10,929백만 원을 환급받음으로써 손해는 없고 이익이 10,929백만원이 있게 되었다.

 

4) 또한 원고는 서울행정법원에 NN세무서장을 상대로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 등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에서 원고가 일부 승소하자 [서울행정법원 2016.6.29. 선고 2014구합63671, 2014구합75117(병합) 판결사건], NN세무서장은 2018.9.20. 직권으로 원고의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감액경정하여, 최종적인 원고의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는 38,312백만 (본세 32,857백만 원, 가산세 5,455백만 원)으로 확정되었다.

 

. 원심 판결(서울고등법원 2019.1.18. 선고 20178854 판결)의 요지

 

1) 피고 C는 세무조정업무를 담당하는 피고 법인의 직원들의 관리.감독의무를 위반하여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의 익금산입을 누락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세무조정계산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발견하지 못하여 세무사로서의 주의의무를 현저하게 위반하였다.

 

2) 그리고 피고 C가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가 포함된 세무조정계산서를 원고에게 작성.출함으로써 원고가 위 세무조정계산서에 따라 2008 2009 사업연도 각 법인세를 과소 납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원고는 2008년 및 2009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에 대한 가산세로 합계 5,455백만 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3) 그러므로 피고 C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써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손해액 중 일부인 10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법인은 세무사법 제16조의16 2, 상법 제567, 210조에 따라 피고 C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상고 이유의 요지

 

1) 원심은 일반 민사관계에서의 손해 법리와는 다른 조세법률관계에 있어서 납부세액이 결정되는 방식 및 절차에 비추어 손해액이나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관한 특유한 법리를 외면하고, 오로지 최종적으로 확정된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에 가산세가 남아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그 가산세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조세법률관계에 있어서 납부세액 결정과정상의 특유한 본질을 외면하였을 뿐만 아니라 손해액 산정 및 손해 인정 여부에 관한 법리를 형식 논리적으로 잘못 해석.판단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상고이유 제1).

 

2) 원심은 피고 C와 피고 법인 BB에게 이 사건 세무조정업무 위임계약 13조 제2항 본문의 면책사유가 존재함에도 피고들의 면책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가 명백한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손해배상액 제한 특약에 해당함에도 그 해석을 잘못하여 이를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손해배상액 제한 특약이 아니라고 잘못 판단하였는바, 이는 손해배상책임의 면책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하여 이 사건 계약 내용을 잘못 해석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상고이유 제2).

 

.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9.6.13. 선고 20192834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4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법 제5조에 따라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을 하였다.

 

. 평석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하에서는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여 심리불속행 상고기각의 사유를 충족하는지에 관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하여 조세법률관계에 있어서의 손해액 및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와 그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면책조항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의 법리오해와 그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으로 나누어 검토하기로 한.

 

이하에서는 먼저 손해액 및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에 관하여 살펴보고, 이어서 면책조항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의 법리오해와 그로 인한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에 관하여 검토하기로 한다.

 

1. 손해액 및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미진

 

.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요건으로서의 손해의 발생

 

1) 세무사의 손해배상책임

 

세무사의 업무에 관한 세무사와 의뢰인과의 계약관계는 위임 또는 준위임에 해당한다. 수임인인 세무대리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민법390조에 의한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그리고 세무대리인의 세무대리가 불법행위에 해당되면 민법750조에 의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채무불이행이라 함은 채무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채무불이행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경우인데, 크게 이행지체, 이행불능, 불완전이행의 세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한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채무자인 세무사는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다음으로 불법행위는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인데, 불법행위가 있으면 가해자인 세무사는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민법 제750).

 

이와 같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한다. 채무불이행이 있다고 하여 항상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려면 채무자에 의한 채무불이행에 따라 손해가 발생하여야 한다. 그리고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행위가 있을 것(가해자의 고의.과실), 가해자에게 책임능력이 있을 것(가해자의 책임능력), 가해행위가 위법할 것(사해행위의 위법성)과 가해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할 것(가해행위에 의한 손해의 발생)의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이 갖추어지면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한다(민법 제750).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채무불이행이든 불법행위이든 현실적으로 발생한 손해가 없다면 손해배상책임도 없다.

 

손해배상제도는 가해적 사태(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해서 야기된 결과에 대한 보상, 즉 손해 발생 이전의 상태로의 회복을 그 목적으로 한다. 다시 말하면 손해배상제도의 목적은 인간의 사회생활에서 생기는 손해를 정의에 맞게 분배하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손해배상책임을 지배하는 원리는 정당한 손해전보 또는 일정한 손해위험(Schadensrisiko)의 정당한 분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겠다.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기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민법은 그 범위 및 방법, 배상액의 예정, 과실상계, 배상자 대위 등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393조 이하)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대부분의 규정은 불법행위에도 준용된다(763).

 

이하에서는 손해의 개념에 관하여 살펴보고, 이어서 손해배상범위의 결정기준에 관하여 검토하기로 한다.

 

2) 손해의 발생

 

채무불이행에 있어서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여야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 그리고 불법행위는 가해행위에 의한 손해의 발생을 그 성립요건으로 하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 어느 경우이든 가해적 사태(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여야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며, 설령 가해적 사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 없다면 손해배상책임도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손해의 발생 사실과 그 손해를 금전적으로 평가한 배상액은 손해배상을 구하는 피해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이 경우 손해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등에 의하여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 불이익인데, 학설(차액설 또는 구체적 손해설)에 따라 그 개념에 차이가 있다.

 

) 차액설

 

차액설(Differenztheorie)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어야 할 이익상태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인하여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이익상태와의 차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차액설은 손해배상의 범위를 확정하는 기준으로서의 상당인과관계와 관련된다. 다만, 차액설은 비재산적 이익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 구체적 손해설

 

구체적 손해설은 피해자의 재산의 총체를 기준으로 손해를 파악하는 차액설과는 달리 피해자의 재산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권리 또는 법익이 입은 불이익 또는 손실을 손해라고 한다. 현실적 손해설이라고도 부른다. 구체적 손해설에 따르면 손해를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구체적.현실적인 법익의 침해로 채권자 또는 피해자가 입은 구체적 불이익 내지 손실이라고 파악한다.

 

) 소결

 

재산적 손해와 관련하여 현재 우리나라의 다수설 내지 통설은 차액설을 취하고 있다. 판례도 재산적 손해와 관련하여 차액설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대법원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채무불이행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채무불이행이 있는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리고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란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데, 기존의 이익이 상실되는 적극적 손해의 형태와 장차 얻을 수 있을 이익을 얻지 못하는 소극적 손해의 형태로 구분된다고 한다.

 

그런데 불법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 사이에 차이가 없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 손해배상 범위의 결정기준

 

채무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피해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 가운데에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가 성립하면서 발생하는 것과 그 밖의 것이 있다. 전자가 직접적 손해이고, 후자가 후속손해(간접적 손해)이다.

 

이 중에 직접적 손해는 가해행위에 의하여 야기된 것인 한 상당인과관계가 없어도 배상되어야 한다. 이때의 인과관계는 조건관계로 충분한 것이다.

 

그에 비하여 후속손해의 배상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으로서는 상당인과관계설, 위험성관련설 및 규범목적설이 대립하고 있는데, 민법 제393조는 상당인과관계설 중 절충설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다수설 및 판례의 태도이다. , 상당인과관계설 중 절충설은 채무불이행 당시에 보통인(평균인)이 알 수 있었던 사정과 채무자가 특히 알고 있었던 사정을 함께 고찰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이다.

 

민법은 제393조에서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1항에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2항에서 특별한 손해는 예견가능성이 있을 때에만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위에서 통상의 손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종류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사회일반의 거래관념 또는 경험칙에 비추어 통상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범위의 손해를 말한다. 상당인과관계설 중 절충설에 따르면 제393조에 관하여 제1항은 상당인과관계의 원칙을 선언한 것이고, 2항은 절충설의 견지에서 고찰의 대상으로 삼는 사정의 범위를 규정한 것이라고 새긴다.

 

불법행위의 경우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논의는 채무불이행에 있어서의 손해배상의 범위와 같다.

요컨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 범위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직접적 손해의 경우에는 가해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필요가 없이 배상되어야 한다.

둘째, 후속손해는 통상손해만을 배상하는 것이 원칙인데, 통상의 손해라 함은 그 종류의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보통 일반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되는 손해를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에 한정된다. 통상손해에 관하여는 채무자의 예견 유무는 묻지 않는다.

셋째, 후속손해 중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즉 특별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책임이 있다. , 특별손해는 예견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미진 -원고에게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여부

 

1) 원심이 인정한 손해액

 

원심은, 원고의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가 88,381백만 원에서 38,312백만 (가산세 5,455백만 원 포함)으로 감액된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채, 단지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등에 가산세 5,455백만 원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그 가산세 상당액이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라고 판단하였다.

 

2) 원고가 피고 법인의 세무조정사항의 누락에 기인하여 종국적으로 부담한 세액

 

(1) 원고의 2006 사업연도의 법인세 세무조정시에 피고 법인의 이 사건 익금산입 누락 오류가 없었다면 원고가 최종적으로 부담하였어야 할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본세금액)87,393백만 원이다.

 

(2) 피고 법인의 조력으로 경정청구 등을 통하여 감액된 후 원고가 실제로 부담한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는 38,312백만 원(가산세 5,455백만 원 포함한 금액)이다.

 

(3) 원고는 피고 법인의 세무조정사항의 누락이 계기가 되어 피고 법인의 조력 등을 통하여 감액경정을 받음으로써 법인세 세무조정시에 피고 법인의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 없이 매도가능증권평가손익을 익금에 산입하였다면 납부하였어야 할 법인세와 지방소득세(87,393백만 원)보다 오히려 약 49,080백만 원이 줄어든 38,312백만 원(가산세 5,455백만 원 포함)만 납부하는 결과가 되었다.

 

, 원고에게 최종적으로 부과된 법인세 등 38,312백만 원에 가산세 5,455백만 원이 포함되어 있지만, 가산세 5,455백만 원을 제외한 법인세 등(본세 기준)32,857백만 원으로서 피고 법인의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 없이 매도가능증권평가손익을 익금에 산입하였다면 원고가 납부하였어야 할 법인세 등 87,393백만 원보다 오히려 54,535백만 원(본세 기준)이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줄어든 법인세 등(본세 기준) 54,535백만 원은 원고에게 부과된 가산세 5,455백만 원을 만회하고도 49,080백만 원의 이득(이익)으로 남게 되며, 그렇다면 원고에게는 피고들의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로 인한 손해액이 전혀 발생하지 아니한 것이다.

 

3) 조세법률관계에서의 손해액의 판단

 

조세법률관계에서의 손해액은 일반 민사법률관계에서의 손해액과는 달리 판단되어야 한다.

 

) 법인세의 과세기간별 과세(기간과세)

 

법인세는 해당 과세기간(사업연도)에 발생한 세액이 하나의 단일한 납세의무를 이루므로 세액 전체를 놓고 손해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통상 손해라 함은 위법행위의 피해자가 부담하게 되는 경제적 불이익을 말하는 것인데, 조세법률관계에서의 손해는 해당 과세기간에서 납부세액의 증가로 나타나고, 반대로 이익은 해당 과세기간에서 납부세액의 감소로 나타난다. , 법인세는 기간과세 세목으로서 해당 과세기간(1) 동안 발생한 개개의 사건들이 별개의 납세의무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개별적 사건들이 세액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어 전체적으로 합쳐져서 하나의 단일한 납세의무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한 납세자의 법인세 신고 이후 과세관청이 세무상 잘못 반영된 항목을 찾아내어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당초 신고에 의한 세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증액되는 부분을 포함시켜 전체로서 하나의 세액을 다시 결정하는 것이므로 증액경정처분이 되면 당초 신고에 의한 세액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하여 그 증액경정처분만이 존재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법인세 증가로 인한 손해 여부나 그 손해액은 한 과세연도에 최종적으로 증가한 세액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 신고불성실가산세 등의 본세와의 결부성

 

이 사건에서 신고불성실 및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본세와 따로 떼어놓고 판단할 수는 없다. 과소신고 및 납부불성실 가산세의 경우 세법에서 본세의 세액이 유효하게 확정되어 있을 것을 전제로 그 세액과 납세의무자가 법정기한까지 과세표준과 세액을 제대로 신고하거나 납부하지 않은 세액과의 차이에 대하여 부과되는 것이다.

 

, 과소신고·납부불성실 가산세는 세법에 따라 산출한 본세액에 가산하여 본세액에 가산세율을 곱한 금액을 징수하는 것이므로 이를 신고·납부할 본세의 납세의무와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고, 본세액과 직접적인 비례관계에 있다. 또한 가산세는 독립된 세목이 아니라 개별세법에 의하여 산출된 소득세.법인세 등 본세에 가산세를 더한 금액을 전체 세액으로 하여 징수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해당 사업연도의 세액이 전체적으로 단일한 납세의무를 이루는 법인세의 성격상 가산세를 본세의 과세표준을 구성하는 어느 하나의 개별적 항목과 직접적으로 결부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 손해발생의 판단기준

조세실체법상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추상적 납세의무와 납세신고 및 경정처분에 의하여 확정되는 구체적 납세의무는 명백히 구별되는바, 손해의 발생 여부는 최종적으로 확정된 구체적 납세의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조세채무는 개별 실체법이 정한 과세요건이 충족되면 추상적 납세의무가 일단 성립하지만, 실제 조세의 납부 또는 징수를 위해서는 과세표준 및 세액 등 구체적 납세의무를 확정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조세실체법상 정당한 세액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납세의무자의 신고(수정신고를 포함한다) 및 경정청구, 과세관청의 과세처분(결정, 경정처분 등)과 불복절차에 의하여 확정되는 납부세액은 얼마든지 정당한 세액보다 크거나 작을 수 있다. , 조세실체법상 납세의무가 성립되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세액과 구체적으로 납세의무가 확정되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세액의 크기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소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조세법률관계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순수한 민사관계에서의 통상적인 손해액과는 달리, 조세법률관계에서의 손해액은 한 과세연도에 최종적으로 납부되는 세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순수한 민사관계에서는 위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일단 발생하면, 손익상계 등의 사유가 없는 한 인정된 손해액이 변동되는 경우를 찾기 어렵지만, 조세법률관계에서는 위법행위의 원인이 되는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더라도, 과세관청의 감액경정결정 등에 의하여 한 과세기간 중 발생한 세무조정사항(익금산입, 익금불산입, 손금산입 및 손금불산입 사항)이 통산되어 최종적인 납부세액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손해가 감소하는 것이다.

 

법인세의 경우를 보면, 법인세는 1년 단위의 기간과세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같은 사업연도의 법인세 납부세액이 감소하였다면, 손해액도 그만큼 감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세법률관계에서의 손해는 단순히 가산세 상당액의 존부로 볼 것이 아니라, ‘가해행위로 인하여 납부할 세액과 가해행위가 없었을 때의 납부세액의 차이로 이해하여야 하는 것이다.

 

4)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여부

 

)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

 

(1) 원고가 실질적으로 부담한 법인세 등의 감소액

 

원고가 최종적으로 부담한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는 38,312백만 원(가산세 5,455백만 원 포함)으로서 피고들의 위법행위가 없었을 경우 부담하였을 세액보다 오히려 49,080백만 원이 감소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전혀 없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최종적으로 부과된 법인세 등 38,312백만 원에 가산세 5,455백만 원이 포함되어 있지만, 가산세 5,455백만 원을 제외한 법인세 등(본세)32,857백만 원으로서 피고 법인의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 없이 매도가능증권평가손익을 익금에 산입하였다면 원고가 납부하였어야 할 법인세 등 87,393백만 원보다 오히려 54,535백만 원(본세 기준)이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줄어든 법인세 등(본세 기준) 54,535백만 원은 원고에게 부과된 가산세 5,455백만 원을 만회하고도 49,080백만 원의 이득(이익)으로 남게 되며, 그렇다면 원고에게는 피고들의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로 인한 손해액이 전혀 발생하지 아니한 것이다. 

 

피고 법인은 이 사건 익금산입 오류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하여, 피고 법인의 직원을 원고 회사에 파견하여 세무조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함과 아울러 상당한 기간에 걸친 공동작업을 통하여 부과제척기간 도과 직전까지의 5년간의 거래내역들을 일일이 검토한 끝에, 소멸될 상황에 놓여있던 이월결손금을 찾아내어 이를 추가 반영시킴으로써 고지세액을 감소시킨 것이다.

 

원고는 일부 법인세 등의 감소액이 원고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감소액은 손해발생액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 법인의 세무조정이 계기가 되어 감액된 것이고, 또한 해당 세액의 취소로 인하여 원고가 세무조정의 오류에 따라 추가적으로 부담한 세액이 없다면 손해발생액은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의 환급가산금

 

2018.9.20. NN세무서장의 직권 감액경정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의 환급가산금 약 93억 원이 발생하였는데, 위의 환급가산금도 손해의 발생액의 산정에 고려하여야 한다.

 

(3) 원고의 2008 2009 사업연도의 법인세 지연납부에 따른 이익

 

원심은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원고가 2008 2009 사업연도에 법인세를 과소하게 납부함으로써 그 지연기간의 이자에 상당하는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명백한 오류를 범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증거 및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고의 2006 사업연도 법인세 세무조정 시 매도가능평가손익을 제대로 익금산입하였다면, 원고가 원래 신고.납부하였어야 할 금액은 2008 사업연도의 경우 12,183백만 원(법인세 11,075백만 원, 지방소득세 1,107백만 원)이고, 2009 사업연도의 경우 73,390백만 원(법인세 66,718백만 원, 지방소득세 6,671백만 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피고들의 잘못된 세무조정으로 인하여 원고는 2008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영(0)원으로 신고하였고,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10,298백만 원으로 신고·납부하였다. , 피고들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신고·납부하였을 85,573백만 원 중 75,274백만 원7개월(2009 사업연도 법인세 등 63,091백만 원) 내지 17개월(2008 사업연도 법인세 등 12,183백만 원) 가량 늦게 납부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적어도 원고가 위 75,274백만 원을 늦게 납부함으로써 얻은 이자상당액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4) 소결

 

원고는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법인세 등의 증액경정처분이 계기가 되어 피고 법인의 조력 등에 힘입어 경정청구 등을 통하여 감액경정결정 등을 받음으로써 피고들의 위법행위(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가 없었을 경우 부담하였을 법인세 등의 부담세액보다 오히려 49,080백만 원이 감소하였고, 그로 인한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의 환급가산금 93억 원이 발생하였으며, 원고가 2008 2009 사업연도에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과소하게 납부함으로써 얻은 이자상당액의 이익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겠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 법인의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가 계기가 되어 원고에게 부과된 가산세 5,455백만 원을 만회한 후 적어도 49,173백만 원의 이득(이익)을 추가로 얻은 것으로 된다.

 

. 결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원고의 재산상태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와 비교할 때 감소하지 않은 이상(앞에서 본 바와 같이 종국적으로 가산세를 만회하고도 오히려 재산상태가 49,173백만 원이상 증가하였다), 그 원인이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된 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 없이 원고에게는 결과적으로 아무런 손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 피고들의 세무조정상의 오류가 있었지만 그로 인한 원고의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원고의 재산상태 사이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그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점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최종적으로 산정된 원고의 2008 사업연도 및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 납부세액에 가산세 항목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그 가산세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잘못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로 인하여 원고에게 아무런 재산상 손실이 생긴바 없으므로(종국적으로 가산세를 만회하고도 오히려 재산상태가 49,173백만 원 이상 증가하였다), 이 사건에서 최종적으로 원고에게는 피고들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앞의 “2.”“3)”(2페이지)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이 찾아 낸 주식처분이익 이중계상과 유가증권 감액손실에 대하여 2008 2009 사업연도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의 감액경정청구를 함으로써 2011.4.20. NN세무서장으로부터 감액경정을 받고 원고는 10,929백만 원의 법인세 등을 환급받음으로써 잔존가산세 10,615백만원을 다 갚고도 10,929백만원의 이익이 있게 되었다. 사실이 이러하여 손해발생액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2011.7.15. 피고들을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위의 사실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에서의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을 주장한 원고의 상고이유는 상고심법 제4조 제1항의 상고사유에 해당하며, 따라서 이와 같은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아무런 이유를 설시함이 없이 기각한 대법원의 판결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2. 손해배상의 면책조항 및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 면책조항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전단에 따라 세무조정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피고 법인에게 이견을 통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들은 면책되어야 한다.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가 없었음은 앞의 “1”에서 검토한 바와 같지만, 설령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이 사건 계약의 면책조항에 따라 피고들은 면책되어야 한다. , 이 사건 계약 제13조에서는 피고 법인의 면책이라는 제목 하에, 피고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책되는 각각의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위 계약 제13조를 각 면책사유에 따라 구분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 법인의 세무조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제공하는 경우(1항 전단), 기타 원고의 비협조로 세무조정계산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때 피고 법인이 그 사유를 원고에게 통보하는 경우(1항 후단), 원고가 세무조정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견이 있을 경우 피고 법인에게 통지하지 않은 경우(2항 전단), 적절한 과정에 따라 세무조정결과가 산출된 경우(2항 후단)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세무조정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견이 있을 경우 피고 법인에게 통지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면 피고들이 면책되는 사유가 된다. 이는 이 사건 수임료가 700만 원에 불과한 반면 혹시 잘못된 세무조정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세무대리인의 책임은 수십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효익과 위험의 적정한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이와 같은 면책사유를 약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세무조정 과정에서 익금산입 및 손금불산입 항목인 이연법인세부채과목과 손금산입 및 익금불산입 항목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과목에 동일한 액수가 기재되었어야 할 부분에서 익금누락 오류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검토하였다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오류이다. 또한 세무조정계산서 작성 과정에서 피고 법인의 직원들이 원고 회사에 수차례 방문하여 세무조정 내용에 관하여 협의하였고, 그 후에야 최종적으로 세무조정 결과를 통보하였음에도, 원고는 위 항목을 전혀 확인하지 않아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특히 원고의 2006년 감사보고서에는매도가능증권에 대한 미실현보유손익은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또는 손실)의 과목으로 하여 자본조정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라고 기재하고 있었지만, 원고는 피고 법인에 이 부분에 대한 이견을 전혀 통지한 바가 없다.

 

만일 원고가 이 부분을 조금이라도 면밀히 확인하였다면 이 사건 익금누락 오류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원고는 피고들의 세무조정계산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아 위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그에 대한 의견을 피고 법인에 통지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위 오류는 수정되지 못하여 그에 따라 법인세 등이 증액경정된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의 경우는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전단에서 정한 면책사유인 원고가 세무조정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견이 있을 경우 피고 법인에게 통지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에 따라 피고들은 면책되어야 한다. 물론 가해자의 고의로 인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는 면책조항을 두더라도 그 면책조항은 공서양속에 위반되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이 사건의 경우 피고 법인의 세무조정상 익금산입 누락의 오류는 피고 법인의 고의로 인한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손해배상책임의 면책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하여 이 사건 계약 제13조의 해석을 잘못한 채증법칙 위반 및 그로 인한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1) 손해배상액의 예정의 의의와 증액의 허용 여부

 

당사자 사이에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내용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약정액을 손해배상액으로 한다(민법 제398조 제1). , 민법에서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약정을 허용하고 있다. 계약자유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약정은 원칙적으로 그 내용대로 효력을 갖는다. 민법 제398조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민법 제763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다른 규정들을 준용하면서, 민법 제398조는 준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그들 사이에 발생하는 불법행위책임의 내용을 미리 규율하여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약정이 드물지 않게 행하여지고 있다. 만일 당사자들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한 경우에는 민법 제398조가 준용 또는 유추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이유가 없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약정한 경우에 채권자는 자신의 실제 손해가 예정액보다 크다는 것을 입증하더라도 그 차액만큼의 증액을 요구하지 못한다. ,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소하더라도 그 증액을 인정하지 않는다. 법관의 계약에의 개입은 명문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으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소하더라도 증액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다만, 채권자는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소한 경우에는 그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주장은 채권자가 경제적 약자로서 부당한 압박에 의하여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지나치게 과소하게 약정되었다는 사정이 있는 경우 등과 같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을 뿐이라고 하겠다.

 

한편,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 이 조항은 예정액이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고려하여 마련된 규정이다.

 

2)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 설령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손해배상액 제한 특약에 따라 배상액은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보수인 700만 원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는 손해배상액의 예정또는 손해배상액 제한 특약에 해당한다.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본문에서는 원고는 세무조정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견이 있을 경우 피고 법인에게 통지하여야 하며, 원고는 적정한 과정에 따라 산출된 세무조정결과에 대하여는 피고 법인에게 어떠한 배상도 청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단서에서 다만 피고 법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에는 제7조에 규정한 보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원고에게 반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13조 제2항 단서는 피고들이 고의·중과실로 원고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 피고들의 배상액을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보수인 700만 원으로 예정하여 놓은 것이거나, 피고들의 책임을 보수인 700만 원으로 제한하는 특약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에서는 위 본문에 뒤이어 보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반환한다.는 문구를 추가함으로써 일반적인 경우의 손해배상액과는 달리, 이 사건 계약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손해액은 보수액을 한도로 하여그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한다는 특별한 약정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명백히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또는 손해배상액을 제한하는 특약조항에 해당하는 것이다.

 

)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를 이와 달리 해석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되었다. 원심은 13조 제2항 단서의 문구 외에,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여 그 손해를 청구할 수 없다는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규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 또는 손해배상액 제한의 특약조항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는바, 이는 손해배상액 예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의 해석과 관련한 심리를 미진하게 한 위법이 있다. 특히 원심은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의 문구가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손해배상 제한 특약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위 제13조 제2항 단서의 의미가 무엇인지, 당사자가 어떤 이유에서 위 제13조 제2항 단서를 삽입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심리하지 않았고, 따라서 아무런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원심 판단과 달리 반드시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여 청구할 수 없다는 문구가 추가되어야만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제13조 제2항 단서를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 또는 손해배상액 제한 특약조항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문구가 계약서에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

 

만일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가 손해배상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라면, 피고들로서는 단지 700만 원의 보수를 받고 그보다 100배가 넘는 무려 10억 원이나 그 이상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받은 보수의 한도 내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겠다는 문언을 넣은 당사자 사이의 합리적인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다.

 

) 세무사나 회계사가 세무조정 위임계약에서 손해배상액을 보수의 범위로 한정하는 특약을 두는 것은 일반적이다. 피고들과 같이 법인에 대한 세무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세무사 등 또는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공인회계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자체가 회사의 회계관계 및 법률관계에 관한 사무를 수임하여 처리하는 것인 경우에, 위임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 규정과 같이 손해배상액을 제한하는 특약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이유는, 그러한 전문적인 업무의 특성상 업무수행과정에서의 사소한 오류만으로도 결과적으로 회사에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 수임인으로서는 손해액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의 보수를 받고 업무를 수행하였음에도 예측하지 못한 거액의 손해를 배상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발생한 손해 전부를 수임인이 배상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판단 아래 손해배상의 책임을 제한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 역시 위와 같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세무조정 위임계약에서 정하는 바와 마찬가지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피고들의 손해배상액을 보수액으로 예정한 것이거나 보수액을 한도로 그 액수를 제한하는 특약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과소한 경우라 하더라도 법관의 계약에의 개입은 명문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으므로 그 증액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채권자는 손해배상의 예정액 약정이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지만, 그 주장은 채권자가 경제적 약자로서 부당한 압박에 의하여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과소하게 약정되었다는 사정이 있는 경우 등과 같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 계약에서 피고들은 원고에 비하여 경제적 약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피고들의 부당한 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당사자 간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에 의하여 체결된 약정이므로 법원이 그 다과를 판단하여 증액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3) 소결

 

결론적으로 설령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단서에 따라 그 손해배상액의 범위는 보수액인 700만 원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손해배상액의 제한 특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하여 이 사건 계약 내용을 잘못 해석함으로써 심리미진에 따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상고심법 제5조 제1항의 위헌성

 

피고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상고심의 판단을 구하였으나,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아무런 이유를 설시함이 없이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을 한 바 있다. 상고심법에 따르면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일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면 더 나아가 심리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는데(상고심법 제4조 제1), 이와 같은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는 그 판결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상고심법 제5조 제1).

 

이와 같이 심리불속행 재판의 판결이유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한 상고심법 제5조 제1항은 심리불속행제도의 내용을 구성하는 절차적 규정인데, 헌법재판소는 심리불속행제도에 대하여 여러 차례 합헌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에 이유를 기재한다고 해도, 당사자의 상고이유가 법률상의 상고이유를 실질적으로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만을 심리하는 심리불속행 재판의 성격 등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상고심법 제4조의 심리속행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이유기재에 그칠 수밖에 없고, 나아가 그 이상의 이유기재를 하게 하더라도 이는 법령해석의 통일을 주된 임무로 하는 상고심에게 불필요한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으로서 심리불속행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제5조 제1항은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 최종적인 판결에 있어서 이유 기재가 없는 재판이 가능하도록 한 상고심법 제5조 제1항은 판결이 과연 적정한지, 판단유탈이나 잘못 판단한 점이 없는지에 대해 살펴 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당사자의 주장에 대해 실질적으로 아무런 대답이 없는 재판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법치주의원리에 따른 재판의 본질에 반하는 등 위헌적 소지를 안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에 관하여는 근원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 결론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위의 대법원판결은 앞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원심의 판단이 조세법률관계에 있어서의 손해액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와 그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고, 또한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면책조항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의 법리오해와 그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음에도 이를 간과한 채 만연히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을 한 것으로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겠다

 

이와 같은 대법원 판결은 가해적 사태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의 보상, 즉 손해 발생 이전의 상태로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목적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입은 손해는 전보되어야 하지만, 피해자는 가해적 사태가 없었다고 가정할 경우에 존재하는 상태보다 더 나은 상태에 놓여져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손해배상법상의 지배원리인 이득방지 사상(Gedanke der Gewinnabwehr)정당한 손해전보 또는 일정한 손해위험의 정당한 분배라는 손해배상책임을 지배하는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한편, 더 이상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 최종적인 판결에 있어서 이유 기재가 없는 재판이 가능하도록 한 상고심법 제5조 제1항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원리에 따른 재판의 분질에 반하여 위헌의 소지가 높으므로 이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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