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인상과 소상공인 그리고 세금지원과 세무조사 면제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8-09-28 15: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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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남 강남대 교수
최저임금 인상분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마치 최저임금인상이 경기불황은 물론 고용한파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도 허겁지겁 근로장려세제를 곱절 이상으로 올리는 것도 모자라 자영사업자에게 세무조사를 2019년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을 전년도 기준으로 동결하면 경기가 회복되고 자영사업자의 사업이 융성할 것인가.

 

혹자는 주52시간 근무로 인해 주변 유흥음식점이 파리를 날린다고 한다. 그럼 술을 먹어야만 우리나라 유흥음식점이 살아나는가. 설사 그렇다고 하여도 그게 바람직한 사회상인가. 아래에서는 세금과 세제의 관점에서 이들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였다.


자영사업자가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820원이고, 월 통산 4만560원이다. 정부가 2019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8,350원으로 확정하자 노동자는 대선 공약(2020년 1만 원) 파기라고 반발한다. 경영자측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7,530원(2018년 기준) 이상은 안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사용자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및 공익을 대표하는 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하는데(제 13조), 사용자위원의 불참으로 8,350원으로 결정됐다. 이어 노동부가 이를 확정 고시하면서 중소기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고용 및 투자 악화를 우려한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단체들의 재심의 요청을 정부가 외면했다고 한다(성숙한 민주시민사회는 토론의 과정을 거쳐서 의견이 수렴되고 확정되는 절차를 중요시 한다. 그런데 정작 토론과정에 불참한 뒤 결론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재심의를 요청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광화문광장에 모여 불복종 투쟁을 하는 것을 절차적 민주주의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양측의 차이는 시간 당 820원(최저임금인상 분 다툼액)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을 위해 고용정책기본법 제29조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3조의2에 따라 「일자리 안정 자금」이 지원된다. 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1인당 월 13만 원(연간156만 원) 정도의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렇다면 근로자 1인당 주 52시간을 4주간 한다고 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적 부담액은 170,560【(8,350원― 7,530원) × 1주당 52 시간× 4주)】원이다. 이 중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지원되는 금액이 130,000원이므로, 실제 추가적 부담은 4만560원이다.

 

이를 나라 전체 근로자에게 적용하면 얼마나 될까?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1900만 근로자 중 24%인 462만5천 명 정도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면 월 단위로는 1,875억 원(40,560원× 4,625,000명)이고 연간으로 환산하면 2조2천5백억 원(1,875억 원×12월)정도로 추산한다(물론 여기에 4대 보험 인상분을 곁들이면 소상공인의 부담은 조금 더 늘어갈 것이다).


최저임금은 생존의 문제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치권의 논리는 합리적인가?

최저임금 보장은 헌법 제32조에 따라 국가가 근로자의 적정임금과 최저임금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는 말이 된다.

 

최저임금은 입법재량 사항이지만 근로자의 최저생계비·노동생산성·유사근로자의 임금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이 문구로 보면 최저임금은 경제개념이 아니라 생존개념이다.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서는 적어도 이 정도의 소득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경제성장의 논리가 끼어들 여지는 적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에 야박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생각해볼 점이 있다. 위 2.2조 원, 총 인상분의 임금이 상승하면 소득주도성장이 가능할까? 솔직히 의문이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총량을 나타 내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은 2017년 기준 1730조 원이다. 이번 실질적인 최저임금 인상분 2.2조 원은 GDP의 1%가 아니라 0.2%에도 한참 못 미친다(정부는 최근 소득주도 성장대신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개념이 모호하긴 마찬가지다).

 

정치권에서 하는 얘기를 숫자로 풀어 써보면 그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설사 인금인상 총액 9.4조 원(최저임금 인상 총액 17만560원 × 12월 × 4,625,000명)으로 환산해도 GDP의 1%에 턱없이 부족하다.

 

차라리 정부에서 과감하게 최저임금 실질 인상 분 2.2조 원을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은 어떠한가? 소상공인들이 임금을 지급하면 지급한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지급조서를 과세관청에게 제출한다. 이때 과세관청이 최저임금의 차액을 직접 지급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근로시장의 세원 양성화도 된다. 현금으로 지급받는 메뚜기 알바도 근절될 수 있다. 부당한 근로장려금을 타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이것은 덤으로 생긴다.

 

그래도 금액이 많다고? 몇 년 전 조선업 구조 조정으로 18조 원을 지급한 것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자원외교랍시고 10조 원 이상 그리고 4대강 으로 23조 원 이상 쓴 것을 생각해 보시라.

 

최저임금 인상은 그 지급받는 자가 대부분 서민이므로 바로 소비로 전환한다. 경제활성화에 일부 기여할 것이다.

 

감세를 해야 경제가 산다고? 이론이 있겠지만, 부자에 대한 감세는 해당 감세분을 소비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빚을 갚는데 사용하거 나 주식을 사는데 사용했고, 법인은 투자 대신 사내유보금을 늘려서 결국 경제활성화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되었다고 본다. 이런 점 때문에 감세를 통한 낙수효과가 경제 활성화의 촉매제가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미국의 달러처럼 기축통화를 보유하 고 있으면서 화폐를 맘껏 발행할 수 있는 처지의 국가와 우리나라는 근본적으로 사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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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를 면제하면 자영사업자가 살아난다?  

근본적으로 자영업자의 수가 너무 많다. 경쟁력이 약한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보면 최저 임금인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저임금인상분 전체를 정부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대체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한편 신용카드 수수료, 상가 임대료, 가맹점 수수료 등이 소상공인을 옥죄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특히 신용카드 수수료는 정부가 결제시스템 을 보완한다면 얼마든지 제로(zero)수수료가 가능하다. 우리보다 한참 뒤쳐진 중국도 소액의 경 우 휴대전화를 통한 간편 결제시스템을 통해서 결제한다. 지폐가 없는 사회가 우리보다 인터넷이 덜 발달한 중국에서는 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시행이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근본적으로 소상공인 특히 자영사업자는 인구 대비 그 숫자가 너무 많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의 음식점 수는 65만7000개(주점업 포함)로 주민등록 인구(5153만 명)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78 명당 1개의 음식점이 있다는 얘기다(2015년 기 준). 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인구 600명 당 1개의 음식점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많다.

 

아파트 앞에 즐비하게 있는 24시간 편의점을 보더라도, 고객은 편리하긴 하지만 저렇게 많이 있어서 과연 유지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필자만이 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직장에서 퇴직을 하면 퇴직연금 등으로 이를 흡수하지 못하니 결국 자영사업을 하게 되 고 그 결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원래 퇴출되어야 하는 좀비기업 등에 대한 임시방편형 인건비 지원이 의미 없는 지출이라는 비판도 나름 타당하다고 본다. 그런데 정부는 갑자기 소규모 자영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면제 방안을 발표했다.

 

물론 정부의 고충도 이해가 되긴 하다. 어떻게 하든지 간에 경제분위기를 살려보려는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세무조사 때문에 그간 경제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고 보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세무조사를 면제하면 소상공인들의 경제는 살아나나?

 

실제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소득세의 경우 전체 납세자의 0.1% 이하만이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된다. 이중 소상공인은 손꼽을 정도다. 정부 발표를 뒤집어 해석하면, 그간의 세무조사는 경제활성화에 역행했다고 이실직고하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정부의 조치를 이해하기 어렵다.

 

세무조사 면제해줄 터이니 최저임금인상분은 그냥 참고 견디라 이런 메시지인가? 이렇다면 세무 조사를 세금 징수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꼴이어서 이는 세무조사권을 정치적 목 적에 따라 실시(또는 면제) 하는 등 남용의 시비가 일 수 있다. 

 

세금과 세제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주공이 아니라 조공의 역할이다. 지금 서민들의 정치권을 향한 비판 중 핵심은 실물경제 자체를 잘 모른 채 책상물림만을 하여 교수나 박사가 된 자들이 정책을 쥐락펴락한다는 점이다. 실물경제를 모르면 물어봐야 하는데 고집이 있어서 물어보지도 않아서 정책과 실제가 겉돌고 있다고 한다. 모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지적은 타당한 면이 있다고 본다.

 

제발 세금이나 세제를 가지고 경제활성화를 논하는 것은 삼갔으면 한다. 세금은 정권의 지지여 부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사용하는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고용창출은 기업의 몫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만 사업을 하려고 하지 않겠나. 경제인들은 돈이 된다면 그들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까지 끌고 와서 돈을 벌려고 할 것이다. 본질적인 것을 해결하지 않고 세금으로 지원한들 그 효과가 얼마나 되겠으며 약발이 먹히는 기간이 얼마나 되겠는가.

 

현재 천행으로 세금징수가 호조여서 근로소득 장려세제의 확대 대책 시행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는 현 정부의 노력보다는 이전 박근혜 정부의 비과세나 감면의 축소나 폐지의 효과가 더 많이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현 정부가 재정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려고 한다면 증세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빚내서 하는 복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소상공인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거부감과 그들의 숫자가 너무 많은 것은 우리 경제의 허술한 면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허겁지겁 발표하는 정부의 소상공인 대책이나 세무지원 및 세무조사 면제 카드를 보면서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의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실력과 능력이 딱 이 정도인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우리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얼굴이 달아오른다.

 

우리나라 소상공인 경제 문제점의 본질을 외면 한 채, 세금과 세제지원이라는 마약 같은 단발성 처방으로는 경제활성화는 요원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란 우울한 생각이 든다. 결국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책이 답이라고 본다.

 

글. 안창남 교수(강남대 경제세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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