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 국민‧기업 현장 목소리 담아 세제개편안 대폭 개선 건의

나홍선 기자

hsna@joseplus.com | 2026-08-24 15:09:02

실거주 주거권 보호와 소상공인 부담 완화, 가업승계 등 현장 중심 개선 촉구
신용카드세액공제 축소는 소상공인 증세...“공제 축소 폐기나 단계적 조정해야”
한국세무사회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개선 의견을 20일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일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모습[재정경제부 제공]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국민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세제의 형평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한 개선 의견을 20일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세무사회는 이번 개선 의견은 세무현장에서 납세자와 사업자를 직접 만나 세금 신고와 상담을 수행하는 세무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됐으며, 그동안 추진해 온 ‘국민이 주인인 세금제도 만들기’​의 일환으로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에서 실제로 체감하는 세금 부담과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 개선방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이번 건의에는 ▲주거안정과 부동산 세제의 합리화 ▲민생경제 활력과 소상공인 경영안정 ▲서민·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실질소득 제고 ▲기업의 지속성장과 일자리의 세대승계 등의 개선 의견을 담았다.

먼저, 1세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공제를 강화하면서 보유공제는 토지 등 일반자산과 동일하게 인정할 것을 건의했다. 정부 개정안은 2029년부터 1세대 1주택자의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장기간 주택을 보유한 납세자에게 보유기간 자체를 이유로 공제를 배제하는 것은 다른 자산과의 과세형평과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1세대 1주택자가 5년 이상 계속 실제 거주한 경우 종합부동산세 과세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장기간 거주해 온 1세대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지는 문제는 기본공제 상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 실거주자를 별도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조정대상지역 내 일시적 2주택자의 종전주택 양도기한을 현행 3년으로 유지하고, 시행일 전에 체결한 상생임대차계약에는 종전 규정을 적용해 납세자의 신뢰와 예측가능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생경제와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사업자의 의료비·교육비·월세 세액공제 대상을 성실사업자 등에 한정하지 않고 사업소득이 있는 모든 사업자로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의료비·교육비·월세는 성실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생활비성 지출인 만큼 사업자 간 공제 적용에 차이를 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취지다.

소상공인의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부가가치세 세액공제도 우대공제율과 공제한도는 현행유지 되어야 하고, 불가피하게 공제한도를 축소하더라도 단계적으로 조정​해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친환경차 지원을 위해 일반 업무용 승용차의 감가상각비 한도를 축소하는 것은 정책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업자의 세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일반 업무용 승용차의 감가상각비 한도는 현행 연 800만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민과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서는 종합소득 기본공제액을 1인당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할 것을 건의했다. 기본공제액이 2009년 이후 장기간 동일하게 유지된 만큼 물가와 생활비 상승을 반영해 실질적인 공제혜택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의 경우 정부 개정안의 ‘세대 구성원 전원 실거주’ 요건을 도입하지 않고 현행 제도 유지를 제안했다. 취학·질병·근무 등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세대원의 실제 거주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새로운 요건은 납세자와 원천징수의무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월세세액공제는 일반적인 공제대상 소득기준을 총급여 1억원(종합소득금액 9천만원) 이하​로 확대해 중산층 무주택 근로자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정부 개정안의 공제율 및 월세 공제한도 확대 내용은 유지할 것을 건의했다.

기업의 지속성장과 일자리의 세대승계를 위해서는 변칙증여와 편법상속을 방지하되 건전한 가업상속은 장려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가업상속공제 대상인 ‘가업’의 정의와 심사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전심사제도를 마련해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개정안이 ‘전문기술’, ‘경영상 노하우’ 등을 가업의 판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판단기준과 심사절차가 마련되지 않으면 기업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상속인의 경영기간과 상속인의 가업 종사기간, 사후관리기간을 동시에 강화할 경우 실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크게 줄어들 수 있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현행 유지를 건의했다.

또한, 가업상속공제 대상 사업용 토지 역시 실제 생산·영업활동에 직접 사용되는 토지까지 과도하게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현행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세무사회 구재이 회장은 “세제개편은 단순히 세율과 공제액을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생활과 기업의 경제활동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며 “한국세무사회는 국민과 기업의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세금 문제를 다루는 세무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있을 국회의 세법 심의과정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세금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8월 3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한 논평을 통해 세제개편의 긍정적인 부분은 평가하면서도, 국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개선 의견은 이러한 논평의 연장선에서 국민생활과 기업활동 현장에서 확인한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구체적인 제도개선 과제로 제시한 것이라고 세무사회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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