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금융사고 중 ‘외부사기’ 비중 4년 만에 27%→87%
박성훈 의원 “계약서만 믿는 허술한 여신심사… 조직적 대출사기 걸러낼 검증체계 전면 재설계해야”
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과 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이면계약을 이용한 조직적 대출사기에 잇따라 뚫리면서 관련 금융사고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사고의 양상이 임직원 횡령·배임 등 ‘내부사고’에서 서류 위조와 다수 관계자의 공모를 앞세운 ‘조직형 외부사기’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지만, 금융회사의 여신심사와 내부통제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국회의원(부산 북구을)이 금융권 자료를 집계한 결과, 인천·부천·일산 등 수도권 상업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이면계약 관련 대출 금융사고(2023년 5월~2025년 10월)는 총 136건, 1,091억1,000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은 57건, 504억9,000만원, 상호금융권은 79건, 586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182억2,000만원(16건)으로 사고금액이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173억4,000만원(21건), 우리은행 98억7,000만원(12건), 국민은행 35억8,000만원(6건) 순이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8억7,000만원, 6억1,000만원의 사고가 발생했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지역농협이 54건, 481억9,000만원으로 피해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이어 수협 15건·58억7,000만원, 산림조합 6건·34억6,000만원, 신협 4건·11억원이었다.
최근 금융권의 전체 금융사고 규모 자체도 급증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금융사고 규모는 2021년 53억원에서 2022년 895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23년 4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4년 1,212억원, 지난해에는 2,319억원으로 급증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약 49배로 불어난 셈이다.
특히 외부사기가 금융사고의 주된 유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체 금융사고 대비 외부사기 비중은 2022년 27.3%에서 2023년 26.7%, 2024년 35.3%를 기록한 뒤 지난해 76.3%로 치솟았고, 올해 7월 말에는 86.7%까지 상승했다.
올해 발생한 금융사고 10건 중 9건 가까이가 외부사기인 셈이다. 사고 규모와 수법도 대형화·조직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외부인 사기로 583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으며, 동일 거래처와 관련해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94억원, 24억원 규모의 사고가 확인됐다.
하나의 사기 조직이나 거래처가 여러 금융회사의 심사망을 동시에 뚫는 ‘다기관 동시다발형 금융사기’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도입된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외부인이 서류를 위·변조하거나 시행사·브로커·차주 등이 조직적으로 공모하는 범죄를 조기에 탐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계약서에 기재된 가격을 단순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실거래가·감정가·분양대금 납부내역·자금 흐름 등을 교차검증하고, 동일 시행사·브로커·차주가 여러 금융회사에서 반복적으로 대출을 받는 경우 이를 탐지할 수 있도록 금융권 공동 검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훈 의원은 “허위 계약서와 조직적 공모에 은행과 상호금융의 심사망이 줄줄이 뚫린 것은 여신심사가 사실상 형식적으로 작동했다는 방증”이라며 “사고 뒤 수습하는 ‘사후약방문’에서 벗어나 실거래가·담보가치·자금흐름까지 교차검증해 조직적 대출사기를 사전에 걸러내도록 여신심사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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