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대, ‘주가누르기 방지법’ 전면 보완 촉구 국민동의청원 돌입
박정선 기자
news@joseplus.com | 2026-08-27 16:45:01
PBR 0.8배 절대기준·순자산가치 80% 과세 하한 도입 제안
“청원 통해 제도 문제 알리고 국회 심의 과정의 공론화 기반 만들 것”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대가 정부의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실효성 있게 보완하기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나섰다.
한국납세자연대(대표 남우진)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제5항의 상장주식 평가특례와 관련해 적용요건과 평가방법을 보완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이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됐다고 27일 밝혔다.
청원명은 ‘주가누르기방지법 관련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장주식 평가특례 보완 요청에 관한 청원’이며, 동의기간은 9월 25일까지다. 이 기간에 5만 명의 동의를 받으면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이번 청원은 한국납세자연대가 재정경제부에 입법예고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 국민제안과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청원24를 통해 제도 개선을 요구한 데 이은 후속 활동이다.
한국납세자연대는 정부 입법 단계에서 제기한 문제점이 국회의 법안 심의 과정에서도 충분히 검토될 수 있도록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고 국민적 공론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도입 취지에는 찬성…현재 정부안으로는 실효성 부족”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장주식 평가제도에서는 주가가 낮을수록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 부담도 줄어든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가 배당과 투자,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기업가치와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절감 효과는 최대주주에게 돌아가지만, 주가 저평가에 따른 재산상 손실은 다수의 소액주주가 부담한다. 주가 누르기를 단순한 상속·증여세 회피 문제를 넘어 소액주주의 재산권과 자본시장의 공정성에 관한 문제로 다뤄야 하는 이유다.
재정경제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상장주식을 현행 시가평가액의 130% 또는 과거 일정 기간의 주가 평균액 가운데 높은 금액으로 평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대는 주가 누르기를 방지하겠다는 개정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정부안의 적용요건과 평가방법만으로는 대주주의 조세회피 유인을 충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업의 실질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가 큰 경우 저평가된 주가에 30%를 가산하더라도 기업의 순자산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와 주가를 정상화하는 것보다 일정한 할증을 감수하고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상속·증여하는 것이 여전히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요건…적용 대상 지나치게 제한
한국납세자연대는 정부안이 저PBR 유형의 적용요건으로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업종 내 하위권에 속하도록 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최대 6년 6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거의 계속해서 저평가 상태가 유지돼야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기간에 한시적인 주주환원책을 시행하거나 주가를 일시적으로 상승시키는 방법으로 적용을 회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종 내 하위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상대평가 방식도 같은 수준으로 저평가된 기업이라도 해당 업종의 구성과 다른 기업의 주가 상황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과세의 형평성과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세회피 목적이 없다는 점을 납세자가 소명하거나 평가심의위원회가 개별적으로 판단하도록 한 구조는 경제력과 법률 대응 능력이 큰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객관적인 적용기준과 절차적 통제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PBR 0.8배·순자산가치 80% 과세 하한 요구
한국납세자연대는 이번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국회에 다음과 같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첫째, 업종 내 하위 비율과 같은 상대평가 방식 대신 ‘PBR 0.8배 미만’과 같이 누구나 사전에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절대기준을 도입해야 한다.
둘째,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상장주식의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에 현저히 미달하는 경우에는 순자산가치의 일정 비율, 예를 들어 80%를 상속·증여재산 평가액의 하한으로 적용해야 한다.
셋째,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라는 과도하게 엄격한 장기요건을 완화하고, 일부 기간의 일시적인 주가 상승이나 한시적인 주주환원만으로 제도 적용을 회피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넷째, 조세회피 목적이라는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배당성향, 자사주 보유·소각, 지배주주 지분변동, 기업가치 대비 시장가격 등 객관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섯째,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기준과 위원 구성, 의결 절차 및 주요 결정례를 공개해 과세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 “공평과세·소액주주 보호 위한 청원…국민 참여 필요”
남우진 한국납세자연대 대표는 “주가 누르기로 절감되는 세금은 최대주주의 이익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가 하락의 피해는 수많은 소액주주가 부담한다”며 “대주주의 절세를 위해 소액주주의 재산가치가 희생되는 불공정한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현재 정부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실제 적용 대상은 극히 제한되고, 일정한 할증만 부담하면 낮은 주가를 이용한 경영권 승계가 가능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름뿐인 방지법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제도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면서도 “동의를 모으는 과정에서 제도의 문제점을 국민과 투자자에게 알리고, 국회가 법안을 심의할 때 반드시 검토해야 할 쟁점을 공론화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청원 결과와 관계없이 입법예고 의견서, 국민제안, 청원24와 이번 국민동의청원에서 제기한 내용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의원실에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이번 청원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법안 보완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이번 청원은 단순히 세금을 더 걷자는 요구가 아니라 공평과세와 소액주주 보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함께 실현하자는 제안”이라며 국민과 투자자들의 동의와 참여를 당부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 안내]
○청원명 : 주가누르기방지법 관련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장주식 평가특례 보완 요청에 관한 청원
○동의기간 : 2026년 8월 26일~9월 25일
○ https://petitions.assembly.go.kr/proceed/onGoingAll/58817C0EBF2B1900E064ECE7A7064E8B
○참여방법 : 청원 페이지 접속 → 본인인증 → 청원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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