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가 이슈] 세제당국은 자격사단체간 분쟁 중재자인가

세무사제도는 국민 납세편의 위한 것-양 단체 이해 고려 ‘중립적’ 입장은 모순
변호사, 제한적 세무업무허용 불만이면…세무사에 소송대리권 부여 “왜 안 되나”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8-08-20 08: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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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것이 납세자 선택권 박탈하는 ‘적폐’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세무사회와 변호사회 등 양 단체는 각기 불만을 드러내며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재 결전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세무사회는 세무대리시장의 현실을 반영치 않고 너무 조급하게 입법을 추진했다며, 여러 가지 보완책을 당국에 건의하고 있다.

 

세무회계 지식이 부족한 변호사들이 납세자를 대리해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납세자에게 전가되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변호사에게 등록전 실무교육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를 테면 변호사의 세무지식 전문성 담보다.


하지만 변호사계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어차피 세무사 자격증을 부여받았다면 모든 세무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이 돼야 하는데 기장대리와 성실신고업무를 제외시킨, 제한적 업무허용에 대해 변협차원의 문제 제기를 계속할 움직임이다. 정부는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를 끝내고 이달 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회원 이익을 대변하는 양 단체 간의 주장은 나무랄 일이 못되지만, 이에 반응하는 세제당국의 운신이 너무 어정쩡하다. 이번 정부안에 대해 “양 단체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무사법은 납세국민의 납세편의에서 출발한 제도로서, 결코 자격사단체들의 이익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닐 터인데, 마치 중재자(仲裁者)인 것 같은 세제당국의 어정쩡한 태도는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다른 부처라면 또 모를까. 입법배경을 뻔히 알고 있는 당국자로서는 취할 태도가 아니다.


지금 일반 납세자나 기업들은 세금을 접하는 시각이 매우 정교하다. 부과된 세금을 현미경으로 따져 볼 만큼 깐깐하다. 과세요건 상 공소유지(?)에 결함이 있는 부분까지도 찾아낸다. 그들 뒤에는 세무사 또는 회계사라는 조세전문가들이 포진되어 있음이다.


때로는 과세당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납세자 승소판결도 이끌어 낸다. 바야흐로 납세자 중심에 세무대리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납세권(圈) 일각에서는 세무대리인의 역할이 고작 기장대리나 신고대행 등의 단순 차원만을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납세자권리구제와 관련, 법률적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고도의 전문가들이 바로 세무대리인들이다.


납세자들이 조세소송에서 승소한 경우도 그 기초자료는 대부분 세무대리인들에 의해 초안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에겐 전문성을 접어야 하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 바로 제도적인 한계다. 납세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종착지까지 뛰고 싶어도 조세소송 문전에서 그만 손을 털어야 한다. 그들에겐 ‘조세소송 대리권’이 없기 때문이다. 납세자 역시도 이 구간부터는 마음에도 없는 변호사로 소송대리인을 바꿔 타야 한다.


행정심판(行政審判)이든 행정소송이든 조세불복절차에 관한 제도들은 납세국민의 편의성에서 출발되어야 한다. 이의 출발은 조세전문인들의 ‘발’부터 풀어주는 일이다. 더구나 조세실무가 일천한 변호사들에게도 ‘세무업무’의 길을 터주는 마당에, 정작 조세전문가인 세무대리인들에겐 ‘조세소송대리권’을 차단하는 것은 너무나 이율배반적이다. 법리적(法理的)으로는 몰라도 논리적(論理的) 모순점이 너무 많다.


이는 납세국민에 대한 중대한 선택권 박탈이기도 하다. 이제 세무대리인에게도 조세소송대리권이 부여돼야 한다. 납세자 권리구제를 위해 조세전문인들의 활약을 강력히 권장해야 할 제도권이 오히려 이들의 발을 묶어놓고 있다면, 이거야 말로 청산돼야 할 ‘적폐’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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