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막가파식 세무사회장 선거판…”관계당국도 우려한다“

전·현 회장측간 물고 뜯는 복마전, 선거 때마다 흑색 유인물 난무
‘봉사’가 아닌 ‘생사’를 건 싸움, 세무사회관에 ‘꿀단지’라도 숨어있나
이런 집단 공공단체라 말할 수 있나, 自律기능 잃으면 他律 부르는 법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9-06-14 09: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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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정 전 회장님은 많이 아시고 열심히 하시는 분, 이창규 회장님은 능력이 없으니…“

세무사회 선관위, 특정후보 비방한 장문의 글 회원에게 보낸 세무사 징계 검토 

 

요즘 한국세무사회를 바라보는 주변사회의 눈길이 곱지 않다. 세정가는 물론 관가(官街)에서조차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데, 정작 회직쟁탈에 눈이 어두운 당사자들에겐 아무것도 안 뵈는 모양이다. 주변사회 동정(動靜)에 눈감고 있으며, 정작 극진히 모셔야 할 회원들의 존재감마저 안중에 없다. 그저 특정계층들의 죽기 살기 선거전으로 업계 전체가 온통 희색 빛으로 물들 뿐이다.


세무사업계의 고질적인 폐습이 또 재연되고 있다. ‘혹시나’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다. 지난달부터 세무사업계에 회장선거와 관련한 흑색 유인물들이 나도는가 싶더니 급기야 한국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엊그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장문의 글을 회원들에게 발송한 세무사에게 징계를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런가하면 회장후보 진영 간에도 선거관리규정을 둘러싼 고소 고발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흔히들 회직을 가리켜 봉사직이라 하지만 이들에겐 ‘봉사’가 아닌 ‘생사’를 건 싸움으로 비춰진다. 한국세무사회엔 아는 이들만 알 수 있는 ‘꿀단지’라도 숨어있는 것인가 궁금하다.


며칠 전, 어느 세무사가 회원 세무사무소로 발송한 A4 용지 3쪽 분량의 문건에는 현 이창규 회장과의 인과관계를 상세히 소개하며 그를 성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시에 또 다른 회장 후보인 김상철 윤리위원장에게도 포문을 열고 있다. 회장 후보 3인 중 원경희 후보 한사람만 무사(?)했다.  


그는 이 유인물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이창규 회장님을 많이 도와드렸고, 많은 일을 했으며 이런 사실은 모든 임원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글을 잇고 있다.

 

유인물에 따르면, 2017년 6월 30대 회장에 당선된 이창규 후보가 “세무사회를 어떻게 이끌었으면 좋겠냐”고 자신에게 묻기에, ‘정구정 전 회장님은 많이 아시고 열심히 하시는 분’으로, 이창규 회장은 이러한 능력이 없으니 “모든 일을 직접 하려고 하지 마시고 능력 있는 임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면서 회무를 운영해 달라고 했으며, 이창규 회장도 좋은 생각이라면서 받아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 회장이 “나이도 많아 회장을 2번 하기도 힘들고 한번만 할 생각이니 많이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 특히 이창규 회장이 당선되고 전임 집행부로부터 ‘회장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이 제기되자 이 회장의 부탁으로 혼자 소송을 맡아 수천 장의 선거관리회의록과 녹취록 등을 정리하여 변호사에게 제공 하는 등 이 회장의 승소를 도운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이창규 회장 공격수로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참고로, 그는 지난달에도 “차기 회장 후보인 이창규 회장은 석고대죄하고 사퇴해야 하며, 김상철 윤리위원장은 세무사회장이 되면 안 된다“는 장문의 유인물을 회원들에게 보낸바 있다. 그런데 이 유인물의 ‘제1차적 표적’인 이창규 회장 측은 업계의 평지풍파를 우려해서인지 아직 이렇다 할 논평 한마디 내놓지 않고 있다. 세무사회 총회를 앞둔 회원 간의 분열 등을 우려한 배려 차원의 침묵인지, 아니면 피치 못할 속사정이 있는 것인지. 많은 궁금증을 던져주고 있다.


작금의 세무사업계 상황을 묻는 본지 취재진에 회원들의 답은 싸늘했다. 이젠 선거철마다 특정계층들에 의해 되풀이 되는 폐습에 신물이 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습이 근절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먼저 주인의식이 없는 모든 회원들의 책임이 크다는 자성론도 대두되고 있다.


또 하나의 주요 요인으로는 불법 유인물 수혜자가 당선됨으로써 위반자 처벌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총체적으로는 회원들의 무관심이 불법유인물에 의한 왜곡된 정보로 선거판이 좌우되면서 선거 때마다 그런 방법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업자득이요 자가당착이다.


세무사업계에 떠도는 이른바 2017년 가처분소송시 제출된 '불법 선거 일지(日誌)'를 보면 불법으로 구분된 유인물 건수는 무려 13건에 이르지만 이름이 겹치는 단골 필진(?)이 적잖이 섞여 있는 점이 눈에 띤다. 2019년 선거에 즈음한 유인물의 내용과 흐름이 비슷한 점도 특이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세무사업계의 최근 상황에 대해 세정가는 물론 관가(官街)의 분위기도 심상찮다는 사실이다. 한국세무사회가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외람된 표현 같지만 선거철마다 재현되는 세무사업계의 이 같은 현상을 관습적으로 재연되는 추태로 밖에 보질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터에 한국세무사회의 위상이 온전할 리 만무다.


어느 현직 고위공무원은 “한국세무사회는 국세행정 ‘카운터파트너’임이 분명한데, 가끔 밖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실망할 때가 있다”면서 조심스레 속내를 내비쳤다. 특히나 그는 세무사회의 내홍(內訌)에 대해 “집행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은 ‘집안 일’로 치부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유관기관 입장에서는 몹시도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그의 짧은 촌평엔 세무사업계에 던지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세무사회직을 경험한 어느 전직 임원들도 회원들을 아예 무시한 세무사회 집행부만의 복마전은 자칫 타율(他律)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세무사업계 스스로의 자정(自淨)기능이 실종되면 반드시 바깥 손길(?)을 불러드린다는 의미다. 한국세무사회가 여느 친목단체라면 몰라도, 납세국민의 납세의식 함양을 소명으로 하는 조세전문가 단체라면 꼭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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