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스웨덴 국세청의 개혁 성공담…그 원동력은 뭘까?

그들의 성공사례 귀 담아야겠지만
정작 부러운 것은 그 나라의 정치풍토
시류에 굴절되는 우리세정 유감이지만
정도세정은 맑은 정치풍토에서 가능한 것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8-10-29 1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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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018 국제납세자권리 컨퍼런스’ 회의장―. 이 자리에서 스웨덴 국세청의 개혁을 기획하고 주도한 안더스 스트리드 국세청 전략 담당자는 “스웨덴 국세청이 내부 개혁으로 납세자 신뢰도 얻고 세금 징수율도 높이는 서비스 부처로 변신하는 데 30년 이상이 걸렸다”며 그들의 성공비결을 소개했다.

 

우리에겐 ‘국세청 전략담당자’라는 그의 ‘직책’도 생소했지만, 그곳 국세청 사람들의 지위와 근본적 풍토가 우리네 사정과는 너무나 다름을 여실히 들려줬다. 내부 개혁 전에 ‘심리학자를 포함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았다’는 구상자체도 경이롭거니와, 그 결과 단기성과를 내는 강제징수보다는 납세자 행동을 바꾸는 게 낫다는 결론 하에, 당장의 세금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자는 것으로 정책방향을 잡았다니, 그 나라 국세청 사람들의 독자적인 판단과 거시적 안목 또한 돋보였다.


“무엇보다 특정인에게 납세특혜를 주거나, 차별하지 않는다는 원칙, 그리고 세무조사가 정치적 보복으로 이용되어선 안 된다”는 대목에선 우리네 세정현안과 겹쳐져 묘한 시사점을 던져주기도 했다. 과연 스웨덴 국세청 사람들이 ‘마이웨이’로 이 같은 개혁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예측컨데 그 나라 정치풍토가 선진화 되지 않았던들 그들의 국세청 개혁 청사진도 사상누각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네 현실을 보자. 유감스럽게도 세제·세정은 정치권 포퓰리즘에 쉽게 휘둘린다. 이러자니 우리 세법은 조세정책 외적 요인으로 적잖이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다. 때론 이권단체 또는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에 의해 ‘동내 북’이 되기도 한다. 정부와 국회마저도 세법의 자존심(?)을 내동댕이치고 있다.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세법 카드를 너무나 쉽게, 그리고 너무 조급하게 꺼내 든다. 조세정의를 훼손시키는 요인들이다. 세정 또한 시류에 굴절된다.


지금 우리네 국세행정은 선진국대열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수 대부분을 국민의 자발적 성실신고로 채우고 있으며. 세수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납세자의 성실한 세금납부를 도와주는데 세정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네 국세행정은 시류에 적잖이 굴절돼온 게 흠이다. 겉이 멀쩡하던 특정 기업들도 정권이 바뀌고 한방 맞았다 하면 어마어마한 탈세액을 토해낸다. 이 같은 세정현장에서 아직도 우리사회에 납세성역이 상존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른바 정치적 세무조사가 상존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야기 시킨다. 때문에 납세국민들은 우리네 정치풍토를 달갑잖게 여기고 있다.

 
오죽하면 현직 국세청장이 ‘세정의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을까. 지난해 말 국정감사장에서 한승희 국세청장은 국세행정의 오랜 폐단(弊端)인 ‘정치적 세무조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당찬 결기를 보였다. 이어 소집된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도 전임 청장들이 감히 꺼내지 못했던 ‘세정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작심발언’을 했다.


그는 “과거에 대한 겸허한 반성 없이는 국민이 바라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세정의 정치적 중립성만큼은 철저히 지켜지도록 청장 자신부터 결연한 의지를 갖고 실천하겠다고 천명했다. 여기에 덧붙여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일부 세무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해 나갈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승희 국세청장의 ‘세정의 정치적 중립’ 선언은 우리 귀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세정의 중립을 훼손해온 장본인은 국세청장이 아닌 정권 발(發)임을 납세국민들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정의 정치적 중립은 국세청장의 다짐도 필요하지만 정권차원에서의 보장이 없는 한 기대가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스웨덴 국세청의 이번 성공사례를 접하면서 세정운영을 존중하고 보호해주려는 그 나라 정치풍토에 많은 부러움을 느낀다. 우리네 정치권도 국세행정이 자유롭도록 제발 내버려 둬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래야 이 땅에도 정도세정이 피어난다. 스웨덴 국세청의 개혁 성공담은 우리네 정치권이 귀담아야할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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