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납세자 밀착세정…세무대리인 ‘패싱’인가

세정서비스 앞세워 납세현장 파고드는 국세청
세무사업계는 각자도생에 稅心보듬는데 소홀
이젠 납세자와의 거리도 국세청보다 뒤 처져
세무사회, 설 땅 잃어가는데 보고만 있을텐가…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9-02-07 09: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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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서 부러워하는 직종 중엔 세무사가 꼽힌다. 그들에겐 ‘종신자격’과 함께 고정적인 일감이 있다. 매년 3월 법인세 신고업무가 끝나기 무섭게 5월 종합소득세 납기가 기다린다. 이어 6월에는 성실신고 확인업무, 7월엔 부가세신고 업무를 치르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하지만 이런 패턴도 옛말이 되고 있다. 만성적인 경기불황에 세무사무소 운영은 날로 어려워진다. 여기에 해마다 쏟아지는 신규 세무사들의 시장 진입으로 ‘파이’는 쪼개질 대로 쪼개진다.


그 뿐인가. 국세당국과도 ‘세정파트너’가 아닌 강력한 경쟁자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 납세자들을 향한 국세당국의 세정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세무사들의 운신 폭은 자꾸만 좁아진다. 종전에 큰일, 작은일 구분 없이 세무사무소를 찾던 납세자들은 국세청이 개발해 놓은 ‘내비게이션’에 의해 아주 손쉽게 납세의무를 이행하려한다. 납세자들에겐 경비절감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지만 세무사들 입장에서는 속이 탄다. 점차 설 땅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작금의 국세행정은 현장 밀착형 세정지원에 나서고 있다. 납세자와 소통 업무만을 전담하는 「납세자 소통팀」이 본청(국세청)에 신설되는가 하면, 전국 세무관서에 납세자 소통 전담창구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납세자 소통팀’은 세법 전문성, 기획력이 탁월한 직원들과, 세무사・회계사 등 전문자격 보유자, 조사・법인・개인세원 분야 전문가 등으로 망라돼 있다.


이들은 산업단지, 집단상가, 전통시장 등 경제현장을 상시 방문·체류하면서 납세자의 세금고충을 함께 논의하고, 실질적 해결방안을 마련하여 신속히 시행되도록 한다. 여기에 지난해 구성된 민관합동협의체인 「민생지원 소통추진단」도 가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종합적인 세정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한다. 납세자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맞춤형 솔루션이다.


이러자니 세무사들의 ‘진가(眞價)’는 날로 퇴색일로다. 한마디로 국세당국과 납세자간의 가교역(架橋役)이라는 상징적 의미마저 무너지고 있다. 국세행정 동반자인 세무대리인 '패싱'인가, 아니면  한국세무사회 ‘패싱’인가. 양자간 세정파트너 십의 심각한 균열을 느낀다.


지금 세무사업계는 한마디로 사면초가다. 내적으로는 경기침체에다 신규 세무사들의 대량 배출로 세무시장은 초만원이다. 외적으로는 세무시장 진입을 노리는 유사자격사 단체와 신경전이 한창이다. 설상가상, 여기에 국세당국과의 관계도 ‘세정 동반자’가 아닌, '강력한 경쟁자' 관계로 치닫고 있다. 주요 고객인 납세자에게 세무사라는 가교역(架橋役) 없이 직접 다가서고 있다.


세무사업계의 심장부(心臟部)인 한국세무사회 집행부는 작금의 현실을 무겁게 받아드려야 한다. 아무리 경쟁시대라고 하지만 주변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찮다. 대내외적으로 거센 파고가 밀려오는 위기 앞에 무대책으로 머뭇대다가는 세무사업계 자체가 떠내려간다.


국세당국과 세무사회간의 보이지 않는 벽이 쌓이는 것은 세무사업계는 물론, 국세행정 운영에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 국세당국과 납세자와의 관계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상책이다. 당국과 납세자 사이에서 세무사들이 완충역할을 해 줄때 그나마 '조용한 세정'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국세당국의 지나친 '나 홀로 세정'도 문제지만, 한국세무사회도 여의도(국회)만 바라보는 타성을 버려야 한다. 세종시 기획재정부나 국세청 방향으로도 고개를 틀어 실리적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 뭐니 해도 그 곳에 세무사업계의 미래가 걸린 현명한 답이 있을 수 있다. 세무사업계 운신은  날로 쪼그라드는데 국회만 기대고 있을 수는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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