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구하기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6-10-28 17: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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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선 언론인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편집위원,운영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역대급 정권 비리로 비화한 ‘최순실게이트’로 국정이 전면 붕괴될 조짐마저 엿보인다. 정치권은 일제히 청와대 인적 쇄신을 촉구하고 나섰고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특검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엔간한 국민은 여태 듣도 보도 못한 최순실(60) 씨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게이트 폭발의 단초가 된 미르·K스포츠재단의 불법 모금 의혹에 대해 ‘자발적 모금’ ‘순수한 의도’ ‘해외 순방 성과’ 등의 한가한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과 국무회의·수석비서관회의 자료를 비롯한 국가기밀들을 미리 입수해 손질까지 한 사실이 폭로되자 비로소 손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對)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꼬리짜르기 식 해명과 영혼 없는 '찔끔' 사과가 발목을 잡았다.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는 군색한 변명이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1분40초짜리 기자회견은 파문을 가라앉히기는커녕 일파만파 확산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 통에 정국을 다시 주도할 요량으로 급하게 내던진 개헌 카드는 ‘최순실 쓰나미’에 휘말려 하루도 채 못 가 약발이 다하면서 박 대통령의 존재감만 떨어뜨리고 레임덕을 재촉한 꼴이 됐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연설과 홍보 분야에서 최 씨 의견을 들었으나 청와대 및 보좌 체제가 완비된 뒤에는 그만뒀다고 했고, 독일로 잠적한 최 씨는 국내 언론과의 현지 인터뷰에서 국가기밀이나 국가기록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전부 거짓말이다. 최 씨가 올해까지도 가공할 정도로 국정 곳곳에 관여한 증거가 한둘이 아니다. 아무리 대통령의 40년 지기라지만 아무 직책도 없는 최 씨에게 매일 30cm 두께의 문건을 보내고 이메일로도 보고한 자들이 대통령 최측근들이라니 기가 막힌다. 박 대통령 의상을 대부분 그녀가 골랐다는 대목도 어이없다. 어쩐지 대통령 행색치곤 어색하고 세련되지 못하다는 평이 파다하더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대한민국의 존엄을 짓뭉갠 최 씨의 국정 농단 전모가 속속 드러나자 국민은 경악과 분노를 넘어 허탈에 빠졌고 박 대통령은 아연 사면초가로 몰렸다. 이젠 여도 야도, 진보도 보수도 모두 적이다. 대학생과 교수들의 시국 선언이 줄 잇고 시민들도 들고 일어날 기세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국민이 회초리 드는 게 당연하다. 다만 대통령을 너무 몰아붙이면 나라가 결딴날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지금 같은 경제와 안보 위기 국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종북 세력에 굿판을 벌여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온 국민이 수십 년에 걸쳐 어렵사리 쌓아올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면 더없이 어리석은 짓이다. 그보다는 국정을 파탄지경에 몰아넣은 원인을 찾아내 합당한 대책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그 시동은 오롯이 박 대통령 본인 몫이다. 무엇보다 최태민·순실 부녀의 미몽에서 깨어나는 게 먼저다. 일각에서는 37년 전의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과도 연루됐다고 의심하는 이 고약한 인연을 정 끊지 못하겠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 국내외에서 잇따라 제기되는 ‘사교(邪敎)’ 의혹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역대 정권의 비선 실세인 ‘소통령’, ‘홍삼트리오’, ‘봉하대군’, ‘영일대군’이 모두 감옥에 갔다. 최순실 씨도 당장 소환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 검찰로 안 되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이참에 전면 개각과 함께 비선에 의존하는 음습한 국정 운영을 지양하고 국무위원이 재량껏 일하는 관행을 확립해야 한다. 아직도 대통령 치마폭에 숨어 눈치나 보는 비겁한 참모들의 물갈이도 시급하다. “의혹만으로 내 사람을 자르면 누가 나를 위해 일하겠느냐”는 황당한 논리로 시정에서 간신배로 지목한 ‘문고리 3인방’과 우병우 민정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등을 계속 끼고돌다간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박 대통령이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대선 공약인 국민대화합에 몰두한다면 임기가 1년 4개월밖에 안 남았지만 얼마든지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과 국가의 미래만 바라보고 본인의 비정상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야권도 무책임한 선동으로 정국 혼란을 부채질했다간 내년 대선에서 민심의 부메랑을 맞기 십상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 국정 붕괴만큼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대국적 견지야말로 최고의 선거전략이다.


[프로필]

   - 백석대학교 초빙교수
   - (전) 연합뉴스 동북아센터 상무이사

   - (전) 연합뉴스 논설실장

   -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워싱턴특파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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