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10년 세정전략’ 半期 평가

”바른 납세의식은 ‘제2의 세원’이라했거늘
현실 세정과 향후 대비한 巨視행정 접목
세수보다 ‘납세의식제고’를 우선순위 상정
‘낼만큼 세금내고 받는’ 납세풍토 조성해야“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7-05-04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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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초인가―, 국세당국은 ‘향후 10년 세정전략’을 대외에 공표했다. 전국 세무관서장이 모인 자리에서 앞으로의 세원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국세행정 10년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그 골격을 보면 중장기 세입기반 확충, 공평한 세금부담 실현, 성숙한 납세문화 정착 등으로 압축된다. 

 

이 같은 내용의 ‘10년 세정전략’이 어느덧 반기(半期)를 넘어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성실납세 기반을 확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역점을 기우린 역외탈세 추적 작업은 숨은 세원 양성화라는 면에서 큰 성과를 보였다. 특히나 갈수록 지능화되는 신종·첨단 탈세수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키 위해 문을 연 ‘첨단탈세방지센터’운영과 세원관리 인프라 구축 등도 국세행정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향후 10년 세정전략’은 너무나 각론(各論)에 치우친 감이 적지 않다는 것이 세정전문가들의 중간 평가다.

 

세무행정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목표는 뭐니 해도 안정적 세수관리와 ‘조세마찰 최소화’에 있다. 납세국민이 ‘낼만큼 세금 내고, 정부는 받을 만큼 세금 받는’ 그런 납세풍토를 만드는 것이 세정이 가야 할 최종 목적지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적 안목에서의 세정전략이라면 ‘국민의 납세의식’ 제고를 제1의 최우선과제로 상정하는 거시적(巨視的) 안목이 담겨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역외 탈세 차단도, 과세 취약업종에 대한 세정의 감시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같은 제반업무는 세정운영 과정에서 어차피 해내야 하는 기본적 각론일 뿐, 미래 전략이라기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현행 세정시스템만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아직도 제도권 밖에서 안주하고 있는 숨은 세원에 세정의 손길이 뻗칠 때 납세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서 해방된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 했듯이 국민개세(皆稅))원칙이 널리 파급되고 세법집행이 엄격할 때 납세의무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가 자리 잡게 된다.

 

향후 세정전략은 이처럼 납세계층으로부터 공감을 자아내는 그런 큰 틀의 그림이 담겨야 한다. ‘당장의 세수’ 보다는 향후의 ‘공평 세정’구현에 포커스를 맞추지는 것이다. 인간의 대체적인 심성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 세금 역시도 자신의 것이 많고 적음을 떠나, 이웃과 비교해 공정치가 못하다고 느낄 때 속이 뒤틀린다.

 

이것이 바로 납세저항심 유발이다. 가급적 세금을 빼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비뚤어진 심보가 생겨난다. 그래서 세무행정은 ‘공정’을 생명처럼 여긴다. 공정성이 보이지 않는 한 세정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는 기대 할 수가 없다. 이래서 올바른 납세의식은 ‘제2의 세원’이라 하지 않는가.

 

우리 세제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에 기본방향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한정된 세원, 높은 세율’에 너무 안주(?)해 온 것이 사실이다. 세정역시도 늘 한정된 과세권(圈)에서만 추수를 해왔다. 한번 세무조사가 스쳤다 하면 세수에 ‘대박’이 터지니 세입기반 확충에 그다지 아쉬움을 못 느껴 왔을 게다. 그러자니 수직적 공평은 그런대로 유지되는지 모르지만 수평적 공평은 아직도 길이 멀다.

 

이 문제 또한 세정이 해결해 나가야 할 중장기 과제다. 항상 대법인, 중소법인, 영세사업자를 차별화하는 고착된 세정운영 스타일도 이제 변해야 한다. 자칫 제도권 밖 세원에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무늬만 영세소상인(?)을 마냥 보호해 주는 것도 향후세정을 어렵게 만드는 큰 병인(病因)이 될 수 있다. 처음부터 대기업, 고소득자가 어디 있나. 소상인들이 중소기업으로 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영세납세자는 그 나름대로, 또 소기업은 소기업대로 두루두루 올곧은 납세관을 심어주는 큰 안목의 세정이 절실하다. 몸이 굳은 연후에 비뚤어진 납세의식을 바로 잡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싹이 틀 때부터 납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장기적인 계획이 향후 세정전략의 바탕이 돼야 한다. 성숙한 납세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노력 끝에 비로소 얻어진다. 그래야 이 땅에 ‘합리세정’이 뿌리를 내리게 되며 세무행정도 ‘품’이 덜 들게 되는 것이다. 10년을 내다보는 세정 전략― 여기엔 미시(微視)가 아닌 거시적(巨視的) 전략이 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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