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세무사업계의 ‘패권놀음‘ 그만 멈춰라

일부 특정세력에 번번이 휘둘리면 결국 그 끝은 세무사업계 자멸 뿐
선거철마다 고개 드는 패거리들…회원에 끼친 폐해 어찌 갚을 건가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9-04-26 09: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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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금년도 정기총회를 맞는 세무사업계 분위기가 왠지 어수선하다. 그 저변에는 선거철마다 겪었던 악몽이 이번에도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깔려있다. 다름 아닌 회장선출을 둘러싼 선거광풍으로 적잖이 상처를 입었던 지난날의 반갑잖은 기억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특정세력의 그림자가 또 아른거린다.  


나는 지난해 10월16일자 본란을 통해 ‘원경희 세무사의 귀환(歸還)’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2014년 여주시장 당선과 함께 외도(?)의 길을 걷다가 4년여 만에 본직(세무사)으로 돌아온 그에게 쓴 소리부터 했다. 그가 컴백하자마자 차기회장직 도전설이 나돌았다. 설령 누가 등을 떠민다 해도 숙고(熟考)에 숙고를 거듭해 주기를 그에게 주문했다. 원 세무사의 행보가 세무사업계의 고질적인 혼탁선거에 또 불을 지피는 단초가 될 것을 염려해서다.


그런데 지금 그러한 기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회원들에게 발송된, 원 세무사 발(發) 장문의 글이 이를 짐작케 한다. 글의 내용과 분량, 구성의 치밀함으로 봐서 상당한 각오가 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본인 소개와 함께 차기회장 ‘출마의 변’을 연상케 하는 소견문도 담고 있다. 오는 6월 치러지는 세무사회장 선거에 출전하겠다는 선언문으로 읽혀진다.


원 세무사는 이 글을 통해 정구정 전임 회장의 공적(功績)을 조목조목 소개하며 전무후무한 회직자로 치켜세우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반면에, 이창규 현(現) 회장에 대해서는 10개 목록에 이르는 실정(失政)사례를 적시하며 사정없이 깎아내리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왠지 마음이 찜찜해 진다. 자신이 추앙했던 정 전회장의 공적을 기리는 것까지야 몰라도, 왜 굳이 애꿎은 이창규 회장을 끌어드려 날을 세우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다.


이 글이 그 누군가에게 본인 등을 밀어달라는 구애(求愛)의 손짓으로 오해를 부른다면(아니면 사전 언약을 받았던 간에), 회원들은 순간적으로 ‘지난날의 악몽’이 떠오를게다. 아무리 순수한 입장에서 쓴 글이라 해도 업계에는 불필요한 파열음을, 정 전 회장에게는 누(累)가 될 수 있는 글을 무슨 목적으로 회원들에게 보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2년 전, 한국세무사회 임원개선 총회도 회장후보 진영 간의 볼썽사나운 비방전으로 그 추태가 극에 달했다. 모두가 회권(會權) 쟁취에만 몰두할 뿐, 회원은 안중에도 없었다. 업계 구석구석엔 씻지 못할 상흔을, 세정가엔 지울 수 없는 이미지 실추를 제공했다. 이창규 후보는 회장 도전 삼수(三修)에 성공했지만, 그 역시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 와중에 회원들은 ‘내편 네 편’으로 갈리는 등 업계는 풍비박산이 됐다. 특정 계층의 패권놀음에 더 팍팍해진 회원 삶에 대해선 누구하나 책임을 느끼는 사람이 없었다. ‘이너서클’들은 기고만장했으며, 회원들의 여망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세무사회를 만들었다. 업계가 만신창이가 된 마당에 ‘한국세무사회’라는 ‘캐슬’이 무슨 존재가치가 있을까. 외려 역풍으로 인한 부메랑을 조심해야 한다.


정구정 전임 회장은 열정 하나로 ‘3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3선 임기가 끝나서도 회직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못했다. 관심이 지나쳐 관여가 되고, 관여가 간섭으로 진화 할 정도로 그의 집념은 끈질겼다. 작금에 이르러서는 당대를 넘어 차· 차기 회장의 당락을 가를 만큼, 그의 영향력 행사(?)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설명할 필요 없이 백운찬 전 회장과 현 이창규 회장, 두 분의 명멸(明滅)했던 궤적이 이를 입증한다.


정 전 회장은 자신의 존재감에 흐뭇해할는지 모르겠지만, 회원들에겐 그 세월이 너무나 지루하다. 재임 시 그의 열정과 공과는 나름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회원 간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이 빚어낸 세무사업계의 잃어버린 동력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다. 더더욱 회원들은 자신들의 집단 무관심을 등에 업고 회권을 장악한 집행부에 예산 대느라 허리가 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제 신물 나는 ‘집안 굿’은 그만 멈춰야 한다. 특정인의 영향력에 번번이 휘둘린 나머지 결국 세무사업계가 지리멸렬(支離滅裂)한다면, 회원들에게 끼친 폐해는 어찌 갚을 건가. 이런 세력들이 계속 활개를 친다면 끝내는 당사자들도 불행해 질 수 있다. 1만3천여 회원들이 경고장을 날리기 전에 모든 것 내려놓고 뒤안길로 나앉았으면 한다. 그래야 세무사업계가 바로 갈수 있으며, 그나마 희망의 싹이 되살아난다. 세무사업계 발전을 위해 드리는 진심어린 고언(苦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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