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4> 세무사의 어제와 오늘…우리의 아들‧딸은?

유사자격사들의 세무시장 활개 세무사들의 설 자리 점점 좁아져
여기에 세정의 동반자라는 과세당국마저 세무사계 위기에 한몫
회원들을 경쟁으로 내몬 것은 저를 포함한 회직자들의 우유부단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9-02-27 0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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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이창규 회장이 지난해 4월 상임이사회에서 외감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 개정이라며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젠 납세자권익보호에 세무사들이 적극 앞장서 배려하는 전략으로

               세무사인 우리 아들·딸 납세국민의 신뢰와 존경받을 수 있게 해야…”
 

 

▲ 김완일 세무사

◎ 세무사의 사명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걷힌 국세수입이 293.6조원으로 당초 세입예산보다 25.4조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하였고, 2017년에는 14.3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초과세수는 당초에 세웠던 세입예산보다 많이 징수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과세수는 과세당국의 노력으로 늘어나는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수의 대부분은 납세자의 자진 납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그 자진 납부는 상당 부분 세무사의 역할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특별법인 세무사법 제1조에 ‘세무사는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납세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게 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세무사제도는 정부에서 자립경제 확립을 위한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마련에 필요한 세제개혁을 하면서 세무행정의 원활한 이행과 납세자 권익 강화 차원에서 1961년에 도입되었다.

 

세무사의 역할은 부가가치세의 도입과 정착의 핵심인 세금계산서 발급과 자진신고·납부의 지도에 앞장섰고, 근거과세를 위한 장부 작성과 세법에 따른 적정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세무조정을 하여 성실납세의 기반을 갖추도록 하였다. 최근에는 성실신고확인까지 수행하고 있어서 국가 재정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세무사제도는 납세자 권익보다 못지않게 공공성도 지니고 있어 과세당국과는 동반자 관계라고 하면서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납세자들에게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입금액 양성화를 위한 신용카드사용을 권장하도록 하는 정책에 따라 신용카드사용이 확대되도록 하는 데 앞장섰고, 나아가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제도가 도입될 때도 사업자를 지도하여 정착하도록 하여 과세당국이 골머리를 앓던 자료상거래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또한 수임하고 있는 사업자의 신고내용에 불성실 신고혐의가 있다는 분석사항을 통보받으면 이를 점검하여 성실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무사들이다.


세무사는 공공성있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수료는 전적으로 납세자로부터 받고 활동하기 때문에 납세자의 권익보호가 최우선 과제이다. 그럼에도 세무사의 고유업무와는 무관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및 영세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작년 이때쯤에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세무사회 보수교육장에 각 지방청장들이 찾아와서 세무사들이 앞장서서 사업자에게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독려해 달라고 할 만큼 세무사는 공공성 있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공익자격사이다.

 
◎ 경쟁으로 내몰리는 세무사
그러나 최근 들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영세사업자들은 비용을 아끼려고 세무사 수수료를 깎거나 폐업하는 사업자가 많아지면서 세무사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거기에다 신규세무사들의 대량배출로 세무서비스시장은 초만원이며, 그런 환경 속에서 인터넷상에서는 저가로 호객하는 사이트가 늘어나 세무사들은 실로 살아남기 위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유사자격사들도 세무서비스시장 진입을 노리고 버젓이 광고까지 내면서 이미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그러면서 돈을 많이 버는 자격사의 길이 아닌 납세자의 권익보호와 성실납세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전문세무사로서의 길만을 묵묵히 걸어온 착한 세무사들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 일반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법률사무전반을 취급‧처리하는 법률 전문직인 변호사에게 오히려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세무사법 등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까지 내려지면서 세무사업계는 시장의 위기에 이어 제도적 위기까지 봉착해 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기획재정부에서는 변호사에게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또한 세무사들의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변호사법의 주무부처인 법무부에서는 무제한적으로 변호사에게 세무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어깃장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무사의 위기는 또 세정의 동반자라는 과세당국에서 마저 날아들고 있다. 납세자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나날이 홈택스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더 해가고 있다. 양도소득세 신고를 지원하기 위하여 부동산 등기자료를 이용한 미리채움서비스를 제공하여 전자신고와 함께 세금납부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게 하고, 종합소득세 신고는 오래전부터 지원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소규모사업자 195만명에게 모두채움신고서를 발송하여 집전화나 휴대전화 한통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경우에도 ‘상속·증여재산 스스로 평가하기’ 서비스를 제공하여 전문가에게 지출되는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납세자가 스스로 세금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최근 들어서도 국세청은 세법 전문성, 기획력이 탁월한 직원들로 구성하여 산업단지, 집단상가, 전통시장 등 경제현장을 상시 방문·체류하면서 납세자의 세금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납세자 소통팀을 본청에 신설하고 전국 세무관서에 납세자 소통 전담창구를 설치하였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세무사가 하였던 역할을 과세당국이 직접 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세무사와 과세당국과의 서비스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에서 세무사들은 과세당국과 서비스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 세금제도에 위협받는 세무사
이러한 세정당국의 세정서비스는 국가의 재정확보를 담당하는 공공성을 가진 전문자격사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고, 또한 앞으로도 기대난망이라는 것이다.


최근 세무사에 대한 징계요구권자의 범위를 정당한 관리·감독권한이 없는 조세심판원장까지 확대하는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었을 때 조세전문가들로부터 큰 공분을 샀다. 결국 시행령 개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심판청구를 하는 자격사는 변호사도 있고, 관세사도 있음에도 세무사법을 통하여 세무사에 대한 징계의뢰를 고려했다는 점에서 일단 심판원이 제고키로 했으나 이런 개정안이 쉽게 나왔다는 것 자체가 세무사들에 대한 평소 심판원의 생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씁쓸했다.


심판과정에서 허위증거를 제출하였다면 수사기관에 고발하여 허위증거 작성에 대한 책임 소재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하거나 관리·감독기관에 통보하면 될 것이다.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해 처분청과 독립된 제3의 기관에서 공정한 심판을 받기 위해 심판청구를 선택하고 있는데, 조세심판원장에게 세무사 징계요구권을 부여하게 된다면 대리인의 직무수행을 위축시키거나 제한하게 됨으로써 행정심판의 공정성과 납세자 권익보호라는 설립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다.


또한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신고한 것에 대해 결정기한 전에 새로운 사례가액이 확인되면 이를 시가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하였다. 상속세나 증여세는 정부가 결정하는 세목이라고 하더라도 국세기본법상 성실 추정의 원칙에도 반하고, 납세자가 신고하는 시점에서 성실하게 자진신고납부를 하였는데, 상황변화에 따라 신고기한 이후에 발생한 사례가액을 적용하여 세금을 부과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납세자의 자기 결정권을 송두리째 무시한 것이다.


납세자는 세무사에게 세금 계산을 의뢰하고, 전문가적인 지위에서 계산한 결과에 따라 납세자는 증여 등의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납세자가 제공한 정보에 오류가 없다면 세무사가 계산하여 신고한 결과는 정확하여야 한다. 만약 추가로 세금이 고지된다면 세무사는 전문가로서의 신뢰성을 상실한다. 개정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세무사회에서는 신고기간 이후에 발생한 사례가액 적용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건의했음에도 입법 예고된 대로 시행하게 되었다.


상속세나 증여세는 신고납세제도로 변경해야 할 만큼 납세의식이 높아졌음에도 단순히 협조적 차원에서 신고받는 것 정도로 판단하고 개정한 것이라면 세무행정은 과거로 회귀한 것이 되고, 납세자나 세무사는 철저히 무시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납세자와의 분쟁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 세무사의 미래는?
세무사제도는 환갑에 가까운 역사를 거치면서 시행 초기에는 적정한 세무전문가 확보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였으나, 회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2017년에는 마지막 남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이 폐지되었다. 세무사 자동자격문제가 해결되자 세무사들은 너도나도 자녀들에게 세무사 자격의 취득을 권장하여 세무사들 자녀가 세무사업을 하는 사례를 주변에서는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재정확보가 수월해지는 환경변화로 세무사에 대한 과세당국의 입장은 동반자 관계에서 ‘소닭관계’로 변해가고 있다면 과언일까? 조세제도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세무사가 앞장서서 정착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였고, 최근에는 복지예산 등에 소요되는 재원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1만3천여 세무사들은 정부의 재정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세무사들에 대해 국가로부터 배려는커녕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회직자의 한사람으로서 회원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저를 포함한 회직자들의 우유부단함에 있다고 본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한 측면, 제도를 담당한 기획재정부나, 국세행정을 맡고 있는 국세청이 세무사를 배려하기 이전에 세무사들이 먼저 세금제도, 세무사제도, 세정업무에 대해 배려를 하지 못한 탓이라고 반성해 본다.


그동안 세무사회는 기재부나 국세청에 이것저것 요구를 많이 했다. 물론 정당한 요구였고, 제도의 발전을 위한 적절한 건의였다. 하지만 이는 세무사들은 달라고만 한다는 것으로 읽혔을 수 있다. 즉 세무사와 과세당국이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성실납세를 위해,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해 우리 세무사들이 ‘이렇게 하겠다, 이렇게 합시다’라고 먼저 배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국세청이 벌이고 있는 수많은 세정서비스를 세무사들이, 기획재정부가 국민들을 위해 만들어 내는, 그리고 성실납세를 위한 수많은 제도의 입안과 개선에 세법에 대해서는 최고의 전문가들인 세무사들이 주도하고, 또 납세자들에게도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세무사회 공익재단의 역할이 어우러지면서 세무사들은 세무사인 아들딸은 물론 납세자인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된다면 납세자들에 대한 세무조사 업무도 세무사들에게 넘기게 되는 날도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우리의 아들딸들이 세무사회를 이끌어 갈 때쯤에는...<끝>

                                               글 /김완일 세무사<한국세무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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