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개발사업도 규제 나서나

조합설립인가 이후 정식 입찰 과정 거쳐 정비업자 재선정 자금 대여도 금지
재개발사업 임대주택 의무비율 15% 이상으로 상향 등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9-05-15 13: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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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명지대 교수
지난 3월 7일 국토교통부는 정비사업의 공공성을 높여 실수요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재개발사업 등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강화 내용을 담은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가격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서도 집값 불안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재개발사업 등 정비사업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부터 재건축사업은 초과이익 환수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으며 동년 2월 21일에는 재건축 안전진단강화 등으로 사업이 전면 보류되거나 중단된 상태에서 이번에는 국토교통부가 2019년 업무계획에서 정비사업조합 설립 이후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이하 정비업자) 재선정과 정비업자의 추진위원회 및 조합 자금대여 제한 그리고 정비업자 수주비리 적발 시 해당 입찰 무효화, 수주비리 시공자 3진 아웃제 등을 담은 것이다.


특히, 재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정비 계획 수립 시 추정분담금 정보제공과 관리처분계획 수립 시 임차인 참여 협의체 구성 의무화 그리고 임차인 동절기 퇴거 제한과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한 상향 등을 포함시켰다.


정비업자 선정 조합에 맡기고 공공지원 늘려야
이에 따라 추진위원회 및 조합을 대신해 각종 사업 절차와 진행 업무를 돕는 정비업자에 대한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지금까지 정비업자는 추진 위원회 설립 단계부터 사업에 개입해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도 조합원총회에서 추인 절차만으로 재선임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조합 설립인가 이후 정식 입찰 과정을 거쳐 정비업자를 재선정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추진위원회나 조합에 대한 자금 대여도 금지된다. 따라서 조합은 앞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담보대출을 받거나 공공지원 등을 통해 운영비를 충당해야 한다.


문제는 추진위원회 단계부터 조합설립인가까지 사업에 관여하여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정비업자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입찰을 통해서 바뀌게 되면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저가 입찰이 가능하고 조합에 대한 자금대여가 금지되므로 새로운 편법으로 자금대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조합의 비밀까지도 알고 있어 조합으로서는 매우 곤욕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정비사업자로 선정되었다면 별문제가 없는 한 사업이 끝날 때까지 조합이 계약연장을 할수 있도록 하거나 입찰을 통해 변경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정부가 수주 과정에서도 비리가 적발되면 정비사업도 시공자와 동일하게 해당 입찰이 무효화되도록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사실 정비사업 추진 초기 사무실 임대료와 추진위원장 및 상근직원 급여, 설계ㆍ홍보ㆍ안전진단 용역 등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추진위원회나 조합은 정비사업자로부터 자금을 대여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추진위원회와 조합운영 과정에서 정비사업자의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하거나 특정 건설사로 시공자가 연결되는 등 조합원들의 의견이 사업에 반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정부는 이와 같은 정비사업자의 자금 대여 관행이 비리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해서 금지시킨 듯하다.


그러나 조합운영비가 없는 경우 사업 추진이 어려워져 정비사업자 등으로부터 자금대여를 할 수 없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공공지원제도를 더욱 확대하여 초기부터 자금지원이 될 수 있도록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수주 비리가 적발됐을 경우 해당 입찰을 무효화하는 것은 물론 3번 이상 비리가 적발되면 전국 모든 정비사업장의 수주를 할 수 없도록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있다.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 대폭 강화
이번 국토교통부의 계획안에는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기존보다 상향 조정된다는 내용도 있다. 현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30% 이하이고 동법 시행령에는 15%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각 지방자치단체는 시행령 범위 내에서 조례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임 대주택 의무비율이 10~15%, 경기도와 인천시는 5~15% 선으로 운영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시행령 기준을 15%보다 높이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상황에 따라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임대주택공급 의무비율의 조정은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 없이 단순히 비율만 늘릴 경우 사업성 악화로 이어져 재개발사업의 추진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재개발사업 구역에는 재건축사업 지역과는 달리 단독주택을 비롯하여 다세대, 다가구, 연립, 무허가 주택 등 주거 형태가 다양하고 재건축지역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주민들의 경제적 상황도 매우 열악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예상하지 못한 복잡한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이 장기화하는 등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는 지역의 경우 사업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재개발 정비계획 공람공고 시에는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예상 분담금을 명시하는 등 정보 제공을 강화해 사전에 얼마만큼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비록 불확실성은 있지만 이 제도는 소유자나 세입자들에게 매우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업 초기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주민들의알 권리를 보장하고 추후 불거질 추가 분담금 문제를 사전에 줄이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주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의 사업성이다. 기존보다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늘리게 되면 분명 사업성은 악화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용적률 인센티브 등 정부의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재원 없는 협의체 유명무실화 될 수도
아울러 재개발 세입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공공, 민간전문가, 조합과 더불어 세입자가 직접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세입자 주거이전비, 상가 영업 손실비 등 세입자 보상 문제를 협의하도록 한다.


또한 동절기(12~2월)에는 철거뿐만 아니라 세입자 퇴거도 제한된다. 현재 서울특별시의 경우 재개발 세입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조례로 관리처분계획 수립 시 임차인 참여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하는 사전협의체 제도를 운영 중인데 앞으로 법적 근거를 만들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협의체는 강제철거 예방대책으로 도입되지만 정작 세입자의 보상금 재원에 대한 규정이 없어 향후 협의체는 답을 찾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재개발사업은 주민중심의 주거환경 개선 차원
사람도 나이가 들면 늙고 기력이 쇠해지듯 주택도 시간이 경과하면 물리적으로 노후ㆍ불량해지고 기능도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한 지역이 노후ㆍ불량해지면 그 지역은 슬럼화되어 도시가 쇠퇴해진다. 따라서 물리적인 노후화와 기능적인 노후화 그리고 경제적인 노후화가 진행되면 그곳을 새로운 환경으로 바꿔주는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2조에서도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ㆍ창출 및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ㆍ사회적ㆍ물 리적ㆍ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구체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후화된 기존 시가지의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사업으로 공간적, 환경적으로 쇠퇴한 지역을 물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물리적 환경 정비뿐만 아니라 환경적, 경제적, 사회ㆍ문화적으로 쇠퇴한 도시지역의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주거복지까지 포함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중 재개발사업은 지역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환경개선사업으로 정의하고 있어 정부는 이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쉽게 개선할 수있도록 도와주워야 할 것이다.

물론 주민들도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에 대한 접근방법을 부동산 자산 가치상승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되어 왔다면 앞으로의 도시재생은 도시거리의 아름다움과 깨끗한 공기, 물 그리고 주민간 커뮤니티 공간조성, 아름다운 도시 디자인 구성과 거주민들의 쾌적한 정주환경에 두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정부도 이제는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지역주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들이 소리도 듣고 그들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권대중 (사)대한부동산학회 이사장(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 명지대학교 창의융합인재학부 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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