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무역안보 침해 범죄 역대 최대 적발

전담 수사체계 본격 가동으로 5월 말 기준 7,703억 원 적발…전년도 실적 초과
박정선 기자 | news@joseplus.com | 입력 2026-07-06 15: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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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은 무역안보 침해 범죄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 결과 올해 5월 말 기준 7,703억 원 규모의 무역안보 침해 범죄를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발 실적인 6,556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금액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관세청은 경제안보 수호를 통한 국익 제고라는 국정과제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무역안보 수사를 기존 경제범죄 수사 영역에서 독립된 전문 분야로 격상하고, 본청과 주요 세관에 무역안보 전담조직 및 인력을 확보했다.


또한 무역안보 침해 범죄를 국산둔갑 우회수출과 전략물자 불법수출로 유형화해 집중단속하고 있다.


이러한 국경 단계에서의 무역안보 단속 역량 강화 노력은 현재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먼저 국외 물품을 국내로 반입한 뒤,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위조하거나 수출국을 한국으로 변경해 세계 시장에 유통하는 국산둔갑 우회수출 적발이 크게 늘었다.

올해 5월까지 관세청이 적발한 국산둔갑 우회수출은 5,273억 원 상당으로, 전년도 전체 실적(4,573억 원)을 5개월 만에 초과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러한 불법 행위는 주로 ▲K-브랜드 이미지 편승 ▲수입규제 회피 ▲고관세 및 반덤핑·상계관세 회피를 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관세청은 미국의 무역법 제301조 및 무역확장법 제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국가·지역 및 품목별 관세율 변화가 무역 굴절효과(Trade deflection)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선제 대비 중이다.


다음으로, 전략물자 불법수출은 대외무역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 물품을 허가 없이 또는 허위 신고에 의한 허가 등을 통해 국외로 불법 반출하는 행위도 적극 적발하고 있다. 

 

수출통제는 국제 수출통제 체제나 다자간 수출통제 공조에 따른 것으로서, 그 중요성이 국가 안보적 측면까지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관세청은 국제 분쟁 및 강대국 간 기술패권 경쟁 심화로 수출통제 이행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감시·단속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올해 5월까지 관세청이 적발한 전략물자 불법수출은 2,430억 원 상당으로,전년도 전체 실적(1,983억 원)을 상회했을 정도다.
 

무역안보 침해 범죄 적발과 관련해 김정 관세청 조사국장은 “무역안보 침해 범죄는 특정 업체의 국내 법령 위반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국제 신인도에 악영향을 일으키는 중대 범죄”라고 강조하고, “앞으로 무역안보 수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출입 데이터 등 관세청이 보유한 정보의 활용 및 전문 분석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통상부, 외교부 및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국익에 반하는 경제안보 침해 범죄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올해 적발한 국산둔갑 우회수출 및 전략물자 불법수출 사례 공개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유사한 불법행위를 행하거나, 타인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기를 권고하기로 했다. 

 

관세청이 밝힌 주요 적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사례 ❶] (K-브랜드 악용) 저가의 외국산 전기 이륜차 배터리 4,606점을 국산으로 가장해 제3국으로 불법 수출(30억 원)한 업체를 적발했다(’26.4.).
 

해당 업체는 A국 현지에서 배터리 케이스에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표시해 한국으로 수입하거나, A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을 한국으로 수입한 후 단순 조립 또는 성능검사만 거쳐 한국산으로 위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수입금액 대비 약 170% 정도의 금액으로 수출해 한국산 배터리 제품의 프리미엄을 부당 편취한 것으로 추정되며, 안전 인증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검증기관의 인증 마크를 도용하는 등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제품 신뢰도를 손상시킨 사건이다.


[사례 ❷] (관세 회피) 미국이 특정국 반도체 장비에 부과하는 보복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해당국에서 생산된 반도체 장비 23만점을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출(120억 원)한 업체를 검거했다(’26.2.).

 

불법 수출된 제품은 반도체 장비로, B국에서 미국으로 수출 시 최대 50%의 관세가 미국에서 부과되나, 한국에서 수출되는 경우에는 0%의 관세가 부과된다. 해당 관세율 격차를 노린 미국인 피의자가 국내 업체와 공모해 우리나라를 우회수출 경유지로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피의자는 B국산 반도체 장비를 국내로 수입, 별도의 재가공 없이 해당 장비에 ‘MADE IN KOREA’ 스티커를 덧붙여 재포장하는 ‘라벨갈이’ 수법을 사용해 미국인 피의자에게 수출하는 방식으로 범죄에 가담해 한국 공급망의 신뢰성을 해쳤다.


[사례 ❸] (핵심설비 유출) 이차전지 전 공정 제조설비를 D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해 C국으로 불법수출(총 4,768억 원)한 6개 업체를 적발했다(’26.4. 외). 이는 관세청이 적발한 역대 무역안보 침해 범죄 중 단일 사건 기준으로 최대 적발 금액에 해당한다.

 

관세청은 국내 포워딩(국제운송주선업자) 업체에 대한 외환검사 과정에서 국내 이차전지 제조업체의 불법 외환거래 정황을 포착한 뒤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첩보를 바탕으로 합동 심층 분석에 착수했다. 분석 결과, 다수 업체가 사전 공모를 통해 C국 수출 시 산업통상부 장관의 허가가 필요한 상황허가 대상 물품에 해당하는 이차전지 제조 공정에 따른 설비 전체를 C국으로 불법 이전하려는 동향이 파악됐다.

이에 관세청은 혐의 업체들에 대한 일제 수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 해당 업체들은 수출 허가가 필요 없는 D국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를 회피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정보기관과 수사기관 간 공조를 통해 개별 장비의 단순 불법 수출을 넘어서 이차전지 생산 공정에 대한 불법 국외 반출을 적발한 것으로, 핵심기술의 추가적 유출까지 막은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례 ❹] (첨단기술 체화(體化)물품 불법수출) 고성능 AI 서버 816대를 수출허가 없이 해외로 불법수출(2,500억 원)한 업체를 적발했다(’26.3.).


산업통상부의 고성능 AI 서버 전략물자 지정(`25.2.)에 따라, 관세청은 해당 물품이 우리나라를 우회해서 해외로 수출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 피의 업체를 도출했으며, 국제 공조를 통해 여러 국가에 걸친 복잡한 국제 경제범죄 조직이 배후에 있음을 밝혀냈다.


주된 범죄 형태는 E국 소재 업체가 미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F국으로 직접 수출하지 않고 허위로 한국으로 우회 수출한 뒤, 국내 계약이 파기된 것처럼 꾸며 F국으로 반송하는 수법이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거래에 국내 피의 업체가 공모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동시에 다른 불법 거래에 명의가 도용되는 등 피해 또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해당 사건은 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탑재된 AI 서버를 F국에 공급하기 위해 여러 국가를 경유지로 활용한 조직적인 우회수출 국제 범죄 중 일부로 우리 국경 또한 악용한 사례에 해당한다. 또한 수사 과정 중 국제 공조를 통해 전체 사건을 주도한 해외 소재 외국인 피의자가 있음을 밝혀내어 국내 피의 업체의 위법 사항을 명확히 하고, F국과 인접국 및 우리나라 등에 걸친 거대 무역범죄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기여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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