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세무서비스 해법은?…“대화 통해 납세자 중심 제도 설계해야"

납세자연대“AI 시대 세무서비스의 기준은 직역이 아니라 납세자 권익”
“플랫폼은 세무 사각지대 줄여” 지적도…“책임성과 신뢰도 함께 갖춰야”
박정선 기자 | news@joseplus.com | 입력 2026-07-02 19: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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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대가 주관해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한 세무서비스의 선진화 방안’ 세미나. 나성길 한국조세연구포럼 초대 학회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AI 시대 세무서비스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직역 간 갈등이 아닌 납세자 권익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대가 주관해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한 세무서비스의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는 AI 시대에 맞은 세무서비스의 발전 방향과 제도 개선 과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한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세미나는 특정 직역이나 업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세무 전문가의 전문성과 책임성은 앞으로도 소중한 가치지만, AI와 디지털 기술이 납세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 그 가능성 또한 열린 시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 남은 과제는 그 변화를 국민 편에서 올바르게 설계하는 것”이라며 “오늘 논의된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소비자 중심의 세무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나성길 박사(한국조세연구포럼 초대 학회장)는 “변화의 시대에 납세자의 권리 보호를 중심에 두고 어떻게 합리적이면서도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가 오늘 세미나의 중요한 과제”라며 “현장의 경험과 정책적 과제가 충실히 공유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무서비스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대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남우진 한국납세자연대 회장은 AI와 디지털 기술의 확산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규정하며, 이제는 직역 간 대립이 아니라 납세자의 권익을 중심으로 세무서비스를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세무서비스 논의의 출발점은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납세자의 재산권 보호여야 한다”며 “세금을 더 낼 필요가 없는데도 제도를 몰라 더 내고, 환급받을 수 있는데도 절차를 몰라 포기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국가와 제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반 세무서비스는 정보 접근성이 낮았던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책임 주체와 개인정보 보호, 광고 기준 등 새로운 제도적 과제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전문영역과 정보제공 영역의 합리적 구분 ▲책임 주체의 명확화 ▲개인정보 보호 원칙 확립 ▲세무서비스 광고 가이드라인 마련 ▲정부·국회·전문직·플랫폼·소비자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 구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AI 기반 세무서비스의 순기능과 함께 책임성 확보 필요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지난 6월 말 퇴직한 박인호 전 강남세무서장은 30여 년간의 세무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기업들은 프리랜서와 영세사업자 등 기존 세무서비스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계층의 신고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한 후 “민간 플랫폼의 등장은 국세청 역시 ‘원클릭 환급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전 서장은 그러나 “일부 경정청구가 요건 검토 없이 대량으로 접수되면서 세무행정에 부담을 준 사례도 있었던 만큼 플랫폼 역시 정확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며 “과장 광고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마케팅보다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지금 필요한 것은 혁신을 허용할 것이냐 봉쇄할 것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정밀한 규율 설계”라며 “그 핵심은 대체가 아니라 공존”이라고 강조했다.


구 변호사는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해외는 전문서비스 시장을 무조건 개방하거나 막는 것이 아니라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소비자 보호와 혁신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며 “전문가의 역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와 결합해 더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 플랫폼을 허용할 것이냐를 묻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은 기술이 바꿔놓은 시대에 세무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국민의 관점에서 다시 묻는 것”이라며 “전문자격사의 업무 독점 역시 소비자 보호라는 공익을 위해 법률이 부여한 제도인 만큼 AI 시대에는 국민의 관점에서 그 범위와 역할을 지속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 변호사는 또 “세무서비스 광고 역시 형벌 중심의 규제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자율규제를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업계·학계·소비자단체·전문직역·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다자 거버넌스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측에서도 AI 시대 제도 정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사회적 논의를 통한 합리적 제도 설계를 주문했다.
재정경제부 이예솔 사무관은 “AI 기술 활용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세무사법의 취지와 납세자 보호라는 목적을 함께 고려한 구체적인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면서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박현 서기관은 “세무서비스 분야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대화가 중요하다”며 “고소·고발과 같은 사법적 해결보다 정부와 플랫폼, 전문직역, 소비자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서기관은 이어 “AI 세무서비스 광고 가이드라인 역시 이러한 논의 구조 속에서 마련된다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불필요한 갈등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성길 박사는 토론을 마무리하며 “법률과 시행령, 국세청 고시는 국민 모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해 한국납세자연대는 “세미나는 AI 시대 세무서비스를 둘러싼 논의를 직역 간 대립이 아닌 납세자 권익의 관점에서 풀어가기 위해 국회와 정부, 전문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댄 첫 공론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상시 협의체 운영과 합리적인 광고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AI와 전문성이 조화를 이루는 세무서비스 환경을 만들고, 납세자의 선택권과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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