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는 그림자 조직인가

투명성 높은 당당한 모습이길 바랐건만
외부위원들 신분이 깜깜, ‘실체’가 흐릿해
공정한 심의 위해 명단 비공개 했다지만…
구성원 전문성 담보돼야 납세국민이 신뢰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8-05-02 08: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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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기대감보다는 궁금증이 앞선다. 앞서 출범한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 얘기다. 납세권(圈)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실체’가 안 보인다. 분명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한 조직이기에, 그 어떤 기구보다 투명성이 담보된 당당한 모습이기를 바랐건만 신분이 감춰진 체, 얼굴 없는 비선(秘線)(?) 조직으로 납세국민 앞에 섰다.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세무서·지방청 납세자보호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른, 별도의 독립기관이다. ‘납세자보호관’ 외 모든 인물이 외부기관에서 추천하는 바깥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장관이 추천하며, 전체적으로는 기재부 추천 5명, 세무사회. 회계사회. 변호사회 추천 각각 2명, 비영리 민간단체 4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한승희 국세청장은 기재부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15명의 외부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면서, “납세자 권익이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더욱 존중받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위원들께서 중추적 역할을 해 달라”고 간곡히 당부를 했다.

 

하지만 공정한 심의를 위해 외부위원 명단을 비공개한다는 국세당국의 설명엔 선 듯 이해가 안 된다. 더구나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가 납세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인격과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하거늘, 마치 얼굴 없는 그림자 조직인양 구성원들의 면면이 베일에 가려진 것이 유감이다. 오히려 위원들의 얼굴이 가려짐으로써 책임감이나 의무감이 반감될세라 기우심이 앞선다.

 

기구 성격상 정도(正道)의 영역을 넘어 설리가 없는 조직일진데, 무엇이 두려워 납세국민 앞에 떳떳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지 아무리 풀이를 해봐도 셈이 어렵다. 행여 세정부조리로 연결되는 일련의 ‘로비’를 우려한 조치라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치 못한 납세자보호위원이라면 애당초 추천이 되지 말아야 했으며, 일단 위촉된 위원에 대해서도 그런 우려를 한다면 시작을 말아야 했다.

 

무릇 국세행정을 가리켜 기술행정이라 부른다. 여니 조장행정과는 달리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특수성이 있어서다. 납세자들의 재산권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행정이기에, 관련 세법의 입법배경과 세정 현장과의 괴리 문제 등 종합적인 판단과 특단의 조정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그만큼 세법해석과 집행에 있어 ‘한 행간’ ‘한 올’이 중요하다. 때문에 납세자 권익보호와 관련, 이들 위원회의 역할과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세무조사 중 세무공무원의 위법.부당한 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를 심의대상으로 상정해 타당성 여부를 가리는가 하면, 세무조사 절차에 대한 납세자 권익, 특히 세무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를 요구하는 세무공무원의 위법ㆍ부당한 행위를 엄격히 규제한다. 아울러 세무서. 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권리보호요청이 수용되지 아니한 경우, 납세자는 신설된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재심의 요청이 가능하다. 이 중요 기구엔 누가 뭐래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인이 포진되어 정연한 논리와 내부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는, 문무(文武) 겸비한 진정한 ‘꾼’들이 모여야 한다. 납세자 역시도 이 위원회의 인적구성은 세제-세정에 밝은 전문가가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최소한의 인적구성 요체라도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기구의 성격에 걸맞게, 준(準)공적 신분인 위원들의 면면을 공개, 투명한 조직으로 운영함으로서 꺼림칙한 인상은 풍기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예기치 않은 문제 발생 등 사후관리 대비를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일환으로 출범한 만큼 외관보다는 내실에 충실, 명실상부한 납세자 권익보호라는 체제 신설에 부응하는 가치관을 내보여야 한다. 행여 납세자 권익을 우선하기 보다는 정권에 주파수를 맞추는 거수기노릇을 하는 인사들이 참여한다면, 이 기구는 옥상옥(屋上屋)이요,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 납세자권익보호는 거창한 기구신설이 아닌, 진솔한 진정성에서 출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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