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누가 이런 단체와 밥 한번 먹고 싶겠나

자기네 속살 스스로 까발리는 단체
밥 한 끼는커녕, 말 섞일세라 기피
당국의 진정한 동반자 인정받으려면
세무사회가 먼저 정상단체 면모갖춰야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9-06-17 10: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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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업계의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 차기회장 선출을 둘러싼 특정계층간의 흑색 유인물 난무 등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한국세무사회 집행부조차 집안 불화로 뒤숭숭하다. 그런데 그 정도가 심각 수준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창규 회장과 그의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로 회직에 들어온 현직 부회장과의 알력이다. 양자 간의 대립각이 집행부내 탁상에서 벌어졌다면, 그나마 이해가 되련만 회원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앞날이 크게 걱정스럽다.


이 서한이 회원들만이 아닌, 당국자는 물론 납세계층에 이르기까지 읽혀진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 터인데, 과연 이 글을 통해 무엇을 얻기 위함인지, 또한 이것이 용기인지 만용인지 구분키가 어렵다. 그는 이 글에서 “저는 임원회의에서 이창규 회장에게 능력이 없으니까 회원에게 죄 짓지 말고 함께 사퇴하지고 말했다”면서 이 회장이 관계당국자와의 스킨십이 없었던 점을 크게 아쉬워했다.


그는 특히 “지난 2년 동안 기재부 세제실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밥 한번’ 먹지 못했고 국세청장, 차장, 국장 등 간부들과도 밥 한번 먹지 못했다”며 세제실 등 관계당국은 이창규 회장을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여기에 “변협(변호사회)은 많이 찾아오는데 이창규 회장님하고 커피 한잔 먹어보지 않았다”는 어느 국회 법사위원 말을 인용, 이 창규 회장은 2년 동안 유관기관으로부터 철저히 ‘패싱’당했으며, 회원들도 이로 인해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그의 말이 백번 옳다 해도 사실을 알리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비판을 비껴가기 어려울 듯 싶다.


그의 주장대로 기재부 세제실이나 국세당국과 한국세무사회와의 관계는 불가분의 ‘세제· 세정의 동반자’다. 때문에 불합리한 세제 또는 세정분야에 문제점이 드러난 부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머리를 맞대야 할 ‘대응 관계자’들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카운터파트’로서의 소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원만한 대등관계가 이뤄질 수 있을까.


세정가와 관가(官街)에 떠도는 얘기를 종합해 보면 세무사회를 믿지 못할 단체로 이해하고 있는 층이 적잖다. 당국자들도 툭하면 불거지는 집행부내의 공개적인 불협화음에 움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허심탄회한 의견을 주고받는 분위기를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나 다름없다. 밥 한 끼는커녕, 공적이거나 사적이거나 말 섞이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다.

  
세정가 전문에 따르면, 여니 단체에 비해 선비사(士) 직종단체들의 논리적인 무장은 매우 단단하다는 평이다. 어떤 사안이 상정됐을 경우 정연한 논리로 당국자와 치열하게 다툰다는 얘기다. 서로 오가는 대화 속에 당국자마저 생각지 못한 방안들이 쏟아져 나오니 진정한 파트너십이 생성된다는 것, 이것이 모름지기 전문가 단체의 면모다. 요즘세상은 매사 논리 싸움이다. 철지난 세월처럼 한번 밥 먹고 덕담이나 나누는 정도로는 될 일도 없고 당국자도 밥상초대에 응하질 않는다.


그는 글 말미에 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우리 회를 비방하고 회원을 현혹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어 회원들에게 진실을 알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격이다. 잘 잘못을 떠나 자기네 속살 까발리는 단체와 그 어느 누가 밥 한번 먹고 싶어 할까.

 

한국세무사회가 당국의 진정한 동반자로 인정받으려면 세무사회가 먼저 정상단체로서의 면모부터 갖춰야 한다. 그런데 세무사회 주인 격인 회원들마저 집안 위기상황을 ‘남의 일’ 보듯 하고 있으니 업계 희망이 난망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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