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예측불허 차기 국세청장 인선의 불편한 진실

언제부턴가 예측 가능했던 인사패턴 실종
능력 앞서 지역안배 등 외적요소가 변수
이젠 서열2위 국세청 차장 지위도 무색
’서열 경시풍조‘ 조직안정에 영향 없나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20-07-12 11: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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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현준 국세청장 교체설에 세정가는 물론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가 차기 국세청장 후보 검증에 착수했다는 전문을 타고 나름의 하마평도 무성하다. 김현준 청장의 짧은(?) 임기를 아쉬워하는 가운데 ‘포스트 김’으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대지 차장, 김명준 서울지방청장, 이동신 부산지방청장, 이준오 중부지방청장 등 4명이다. 하지만 이들은 외부 인물이 수혈되지 않는한 불변의 후보군들이기에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말잔치에 불과하다. 언론들도 여러 후보군을 패키지로 묶어 ’경우의 수‘를 풀이하는 정도다. 


세정가 안테나들은 어떤가. 이들 조차 예측 가능한 임자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인사권자 외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인사행정이라지만 작금의 서열파괴(?) 인사운영이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때 국세청의 인사행정을 ‘바둑판’에 비유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둑의 정석을 일음이다. 어느 정도 상식의 눈으로 들어다 보면 판세를 예측 할 수 있는 나름의 틀이 있었기에 합리적 추정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은 경륜과 능력에 앞서 지역안배에다 행정고시 기수별 인적 조율 등 이런저런 평가요소가 끼어들면서 셈법이 복잡하다보니 ‘촉(觸)’마저 신통력을 잃고 있는 것 같다. 부차적으로 참고 되어야 할 외적 요인이 결정적 변수가 되어 임자가 정해지는 상황이니 예측 불허일 수밖에 없다.

특히나 국세청 차장(次長)마저 1급 지방청장들과 대등하게 청장 승진을 겨뤄야 하는 형국이다. 이쯤 되면 국세청 차장 지위가 허망해 진다. 대표적인 서열 경시풍조다. 국세청 차장이라 함은 모름지기 청장을 보좌하여 소관 사무를 처리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하며, 청장 유고시 그 직무를 대행하는 요직중의 요직이다. 부연하자면 향후 국세청장에 오를 것에 대비, 수장(首長) 수업(修業)을 겸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세청 2인자‘다. 그런 차장마저 무차별 경쟁 속에 내모는 작금의 인사 운용은 조직의 안정성 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박근혜 정부에 이은 현 정부에서도 차장들이 연거푸 추풍낙엽 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그 누가 차장 직위를 우러러 보겠는가. 앞서 국세청 차장으로 발탁한 인사배경이 무색해진다.


하기야 요즘 연공서열 파괴가 재계는 물론 관가까지도 불어닥치는 분위기다. 이제 승진에 있어 ‘연공서열’은 더 이상 고려 요소가 아닌 듯싶다. 자신이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성과를 뚜렷이 보여주면 승진에 장애물은 없다. 하지만 이른바 기술행정이라는 국세행정 만큼은 인재(人材)와 인재(人才)를 가려 써야 한다. 국세행정은 여니 조장행정과는 달리 국민의 재산권을 다루는 예민한 행정이라는 점에서, 특단의 숙련과 지혜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젠 차장직의 경우 심각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승진을 보장, 차기 국세청장으로 대(代)를 잇게 하고 1급 지방청장들에게는 본선에 앞서 '차장 리그전'을 치르게 하는 인사운용이 차라리 순리가 아닌가 싶다. ”기회는 공평해야 한다“는 외침이 강조되는 세상이지만, 이는 국세당국의 경우 행시(行試)· 비(非)행시 출신이든, 승진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의미일 뿐, 급수가 동일하다해서 이사람 저 사람 균등하게 기회를 나눠 주라는 뜻은 아닐 터이다.


이런 관점에서 1급 지방청장들을 차장 리그전‘ 없이 곧바로 본선 진출로 내모는 작금의 인사패턴은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도 개선되어야 한다. 합리적 예측이 불가능한 인사행정은 외려 공정성면에서 신뢰를 깨트릴 수 있다. 예측 가능한 인사패턴이 자리 잡아야 한다.


이제 차기 국세청장이 선정되면 어김없이 국세청 1급 몇 명이 동시 퇴진을 할 것이다. 수십 성상 국세행정에 기여해온 숙련공들이 맥없이 세정가를 떠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씁쓸한 감을 지울 수 없다. 고급인력의 경시풍조를 바로잡는 인사운영의 묘(妙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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