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칼럼] 임환수 국세청장의 돋보이는 세정철학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6-10-13 16:59:28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 심재형 본지 회장

'균공애민’-‘약팽소선’…국세청 首長이 내건 세정기조

언행일치로 납세圈에 신뢰감 줘…경기불황속 올 세수도 안정권

#“세무행정은 조용할수록 좋다…” 이는 금과옥조처럼 내려오는 세정가의 오랜 격언이다. 나라곳간 채우는 일이 국세공무원들의 소명(召命)이지만 뒷소리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 세수확보를 하되 조세저항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작금의 국세청 세수실적이 눈에 띈다.

경기부진 속에서 올 1~8월 세수 실적은 172조4000억원으로, 소리 없는(?) 가운데 지난해 동기대비 21조 가량을 더 걷어 드렸다. 국세청은 지난해 2월, 세수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세대 국세행정통합시스템(NTIS)을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성실신고 자료 제공이나 ‘미리 채움서비스’ 제공 등 납세자의 성실신고를 돕는 데 주력했다.

결론적으로 ‘자진신고 활성화’가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지만 그 저변에는 임환수 청장 특유의 세정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임 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 세무행정가다. 특히나 20여년간 국세청에서 봉직하며 조사와 기획 등 레귤러 코스를 두루 거친 이른바 조사통(通)이기도 하다. 때문에 취임 초기엔 납세권(圈)이 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길게 가질 않았다. 세무조사 분야의 오랜 경험으로 비추어 세정의 강성 드라이브를 예견했지만, 오히려 고즈넉한 그의 품성은 신뢰를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이 정부 출범 초, 국세당국의 변덕스런 경고사격에 납세권이 경기(驚氣)를 일으키던 상황과는 너무나 달랐다. 당시 국세행정 최고 책임자는 복지재원 확보라는 눈앞의 소명(召命)에 정신을 쏟다가 그만 ‘오버’를 했다.

​납세권역을 향해 연일 경고사격(?)을 해 대는 통에 기업들이 기겁을 했다. 역외탈세 대재산가는 물론 고소득 자영업자에 까지 기획조사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한동안은 강공세정 엄포에 경기(驚氣) 든 납세기업 진정시키느라 세정의 ‘품’도 더 들었다. 경제인들과 연이은 간담회를 갖고 ‘기업 프렌들리 세정’을 애써 강조하느라 적지 않은 선물 보따리도 풀어 놨다.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세무조사 면제를 약속했는가 하면 중소기업 세무조사 수를 대폭 축소하고 조사기간도 단축하겠다고 마음을 달랬다.

세무조사 공포증 걸린 기업들에게 병(病)주고 약(藥)주느라 잰 걸음을 한 것이다. 하지만 한번 얼어붙은 놀란 가슴, 쉽사리 풀리지가 않았다. 이렇듯 납세권이 얼어붙으면 세수는커녕 세정의 ‘품’만 더 든다는 산 교훈을 남겼다.

#균공애민(均貢愛民)—. 이는 임환수 국세청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된지 오래다. ‘균공애민’은 ‘세금을 고르게 하여 국민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납세국민들의 심성은 대체로 자신의 세금이 많고 적고를 떠나 이웃에 비해 세금이 과하다고 여길 때 속이 뒤집힌다. 자고로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법’, 세금의 저울눈금을 상대적인 공평성에 맞춘다. 이것이 인간의 보편적 심성이다. 때문에 고른(공평한) 과세가 중요한 것이며 세무행정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2년전 취임식 때 ‘균공애민’과 ‘약팽소선’(若烹小鮮)이라는 고사를 인용, 자신의 올곧은 세정철학을 대외에 알렸다.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불필요한 세정간섭을 없애고 성실신고 지원을 최우선으로 삼아주기를 2만여 국세공무원들에게 당부도 했다. ‘약팽소선’은 ‘생선을 익게 하려고 자꾸 뒤집다보면 오히려 생선살이 다 부서진다’는 의미로 납세자들을 너무 닦달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비유다. 납세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두는 국세행정 수장의 성품을 이만큼 대변해 주는 한자성어(漢字成語)가 또 있을까. 참으로 기막힌 선택이요 절묘한 조합이다.

#​그런데 여의도 정치권은 ‘격려’에는 인색하고 상투적인 ‘질책’엔 모두가 팔을 걷어붙인다. 그래서 때론 국회의원님들의 자질 론이 거론된다. 생각 없이 내 던지는 말 한마디가 국세공무원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 국가세입 조달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국세공무원들에게 격려는 못할망정 “납세자 쥐어짜기 세무조사 운운…”하면서 김을 뺀다. 아무런 액션플렌 없이 세수가 거저 굴러들어오나. 세수펑크를 냈다면 박수쳐 주겠나. 격려는 못할망정 제발 힘 빼는 소리는 삼가야 한다. 이래저래 국세청 수장의 고즈넉한 품성이 돋보이는 오늘이다.  

 

 

[저작권자ⓒ 조세플러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naver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편집국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카드뉴스CAR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