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이럴려고 세무사회장 됐나…”

모호한 리더십 역풍 맞는 이 회장
임원마저 불만표출 지도력 치명타
잠룡들의 등장도 ‘연임 태클’ 반증
회원들 무관심에 업계는 무주공산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9-04-08 08: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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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년-. 한국세무사회 이창규호(號)는 성공리에 닻을 내릴 것인가. 오는 6월로 임기만료되는 이창규 회장의 존재감은 왠지 초라해 보인다. 유감스럽게도 주변사람들은 그간의 이 회장 회무 스타일에 회의적이다. 가깝게는 현 집행부 내에서조차 이 회장의 리더십을 탐탁찮게 여기고 있다.


여기에 이 회장의 연임을 거부 하는듯한 인물들의 등장도 그런 것을 말해준다.  설상가상, 과거 회직에 몸담았던 어느 회원은 공개된 장문의 글을 통해 이 회장의 실정(?)을 신날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단 닻을 내린 뒤, 재출범(연임)을 시도하려는 이 회장에게 여러 악재(惡材)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지금 세무사업계에는 차기 회장을 꿈꾸는 자천타천의 잠룡(潛龍)들이 예서제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회장 역시도 직전 회장을 단임으로 물러나게 한 장본인(?)이지만, 현재의 분위기 역시도 회장 단임 퇴출몰이로 비춰지기에 입맛이 씁쓸하다.


그러나 보다 근심스런 것은 1만3천여 회원들의 도(度)넘는 주인의식 부재다. 자신들의 심장(心臟)격인 한국세무사회를 ‘남의 몸통’보듯 한다. 그러자니, 회원으로부터 회 운영권을 위임받은 집행부 사람들에겐 긴장감과 책임감이 떨어진다. 여기에 임원선거에 임하는 회원들의 집단 무관심은 세무사업계를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만든다.


한국세무사회가 여전히 낡은 패러다임 속에 갇혀있는 까닭도, 회원들의 감시와 견제 소홀이 가져다 준 적폐물이 아닌가 싶다. 이 회장 역시 힘 빠진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들리는 얘기로는 집행부 인적 구성마저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치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의 회무능력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국세무사회의 연간씀씀이는 또 얼마인가. 회원들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연간 예산이 물경 180여억 원(일반회계)에 이른다. 회원들은 그런 큰살림을 맡겨놓고도 감시는커녕, 눈길도 안준다. 집행부의 반복되는 삐걱 소리에도 귀를 닫는다.

 

여타 자격사 단체들은 제집 식구들 먹거리 챙기기에 역동적이지만 한국세무사회의 수익창출 전략은 너무나 피동적으로 보인다. 회원들이 주인 행세를 마다하고 있으니 집행부도 심리적 부담감이나 조급해할 이유가 없다. 외곽단체에 의해 업무영역을 침범당하면 그때서야 이를 막겠다며 여의도(국회)를 찾는 등 부산을 떤다. 그러니 잘해봤자 본전 찾는 장사에 진을 뺀다.

앞서 금융위원회의 외부감사법 개정을 보자. 이창규 회장은 외감법시행령 당초안을 완전 무산시켜 재입법 예고를 이끌어내, 외부감사 대상이 축소되는 성과를 거둔 것에 고무되어 있다. 외감대상 확대는 곧 세무사들의 주 수입원인 세무조정대상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세무사업계 친목단체 등 내부 행사장에 나갔다하면 어김없이 이 같은 전과(戰果)를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로 치자면, 공인회계사회측은 상대적으로 ‘손실’을 봤다는 얘기인데, 주변 관계자들의 셈법은 그게 아니다. 옆집(회계사회)엔 외려 경사가 났다는 계산이다. 외감법 개정을 통해 큰 잇속을 차렸다는 것이다.


실은 이번 외부감사법 개정의 ‘하이라이트’는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이다. 그동안 공인회계사회는 이에 대한 공청회를 통해 제기된 의견과 기업의 수용가능성을 고려, 표준감사시간을 최종 확정한바 있다. 표준감사시간제는 앞으로 어떤 형태이든 회계감사보수와 연계된다는 점에서 수가(酬價) 현실화의 ‘기틀’을 마련해 놨다. 십 수년간 수임료 동결(?)로 사무실 경영이 팍팍한 세무사업계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 된다. 앞을 내다보고 튕기는 손익계산부터가 차원이 다르다.


공인회계사회는 이번 외감법 개정을 ‘회계개혁법’이라 명명(命名)하고 있다. 그만큼 큰 의미가 담긴, 획기적 제도로 받아드리고 있다. 감사인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위한 ‘표준감사시간제’ 외에, 감사인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주기적 지정제도”도입 등 외부감사의 충실성과 독립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에 공인회계사회는 그들이 외부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지켜야할 행동준칙인 ‘공인회계사 외부감사 행동강령’을 제정, 주변사회에 화답했다. 일련의 ‘직무윤리 강령’ 선포다. 이렇듯 공인회계사회는 장래에 대한 ‘아젠다’가 명확하고 주변 분위기를 살필 줄 안다. 또 변호사회는 어떤가. 그들 역시도 업역 확장을 위해 무리수를 쓰면서까지 세무시장을 두드린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세무사회의 대응전략은 과거의 ‘아날로그’식 그대로다. 인적(조직)혼재로 삐걱대는 무지개 빛깔(?) 집행부의 딜레마도 여전한 숙제다. 만성적 집안 내홍(內訌)에 조용한 날이 드물다. 이는 세무사회 지휘라인의 무기력을 뜻한다. 일각에선 특정세력의 완강한 연대의식과 어설픈 아집이 회무 혼선을 야기시킨다고 하지만, 이 역시도 조직을 장악치 못하는 이 회장의 허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을 향해 “이럴려고 세무사회장 됐나…”라는 탄식의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창규 회장 특유의 온화한 품성은 자타가 공인한다. 하지만 지금 세상 무골호인(無骨好人)은 더 이상 덕목의 상징이 아닌 듯싶다. 안타깝게도 그의 선한 성품이 외려 지도력에 치명타를 입혔다는 지적이다.


지금 세무사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세무사무실 운영이 매우 어려운 터에, 외부 유사자격사 단체들마저 세무시장을 넘봄으로써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좋은 게 좋다”라는 회원들의 집단 무관심은 그들의 본산인 세무사회를 병들게 하며, 끝내는 세무사업계의 공멸을 부를 수도 있다.


두어 달 후, 세무사업계는 금년도 정기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 등 새로운 임원진을 선출한다. 회원들의 선택에 따라 향후 세무사업계를 짊어질 새 집행부가 들어앉는다. 회원들은 이제라도 눈 부릅뜨고 세무사회 위상에 걸 맞는 인물을 엄선해 집행부에 포진시켜야 한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힘에 부치는 인물은 ‘회장’자리는커녕, 일반 회직에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위기를 기회로 잡을 수 있다. 한국세무사회 6월 정기총회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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